평균판매가 5000만~6000만원대 최소마진 국내 딜러에 차량 공급 고가車 라인업 · 공격마케팅 주효
국산차 중 · 대형 차주 대거 흡수 전년比 1兆 성장…사상첫 7兆돌파 저탄소제 시행땐 타격 더 커질듯
지난 해 수입차 매출이 국내 2위 완성차업체인 기아차 내수 매출(상용 제외)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기아차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며, 내년에 저탄소협력금제 등이 시행될 경우 현대차까지 위협할 수준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헤럴드경제가 15일 2013년 현대ㆍ기아차 사업보고서와 각 수입차업체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내수 자동차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입차 시장점유율 1% 이상 10개 업체의 매출은 사상 최초로 7조원을 넘어섰다. 전년대비 1조원 이상 성장한 규모다. 3월 결산법인인 한국토요타, 한국닛산, 혼다코리아는 전년 매출액에 지난 해 판매증감분을 반영해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승용 4조4737억원, 레저용차량(RV) 3조 944억원 등 7조 568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점유율 1% 미만의 브랜드까지 감안하면 수입차가 기아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2012년만 해도 기아차 내수 매출은 8조원을 넘었지만, 승용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수입차에 어깨를 내주게 됐다.
현대차도 안정권이 아니다. 작년 현대차는 승용 7조5372억원, 상용 3조4870억원 등 11조242억원의 매출을 내수에서 올렸다. 하지만 수입차와 경쟁이 치열한 승용 매출은 전년대비 8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수입차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RV에서 6000억원 이상 성장한 덕분에 그나마 전년대비 매출 감소폭을 최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해에는 수입차가 기아차를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올 1분기 수입차 신규 등록댓수는 총 4만4434대로 전년동기(3만4964대) 보다 27.1% 급증했다. 현대ㆍ기아차 등 국산차 5사의 이 기간 내수 판매량은 33만4763대로 전년 동기대비 4.2% 증가에 그쳤다.
판매대수 기준 점유율 12%에 불과한 수입차 매출이 현대ㆍ기아차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이유는 고가차량 중심의 라인 업(line-up)과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수입차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독일차는 최저가 모델도 가격이 3000만원 이상이며, 주력 차종의 평균판매가는 5000만~6000만원대다. 특히 수입차 구매고객은 대부분 국산 중ㆍ대형차에서 옮겨간 경우다. 현대ㆍ기아차의 매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수입차 매출이 늘어나면서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진 셈이다.
수입차들은 마케팅도 공격적이다. 15일까지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점유율 1% 이상 7개 수입차 회사의 순이익률은 2.02%로 전년(2.24%)보다도 낮아졌다. 최소 마진으로 국내 딜러에 차량을 공급함으로써 국산 중ㆍ대형차 대비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보니 수입차가 현대차마저 넘어서며 국내 자동차 시장을 쥐락펴락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 급성장 배경에는 국산차 가격 상승과 독일의 고연비 디젤차량이 한 몫을 했는데,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저탄소협력금제가 시행되면 국산 중ㆍ대형 차량은 값이 더 비싸지고, 고연비 디젤엔진으로 무장한 독일차는 값이 되레 더 싸진다”며 “현대ㆍ기아차가 고부가차량의 주요 시장인 내수시장이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면 국내 자동차산업과 관련 고용에도 그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해 스투트가르트모터스를 통해 간접판매되던 고급브랜드 포르셰가 올 해부터 국내 직접영업을 시작한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평균판매단가가 1억원을 넘는 포르셰는 현재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물량이 없어 못 파는 지경이다. 포르셰코리아가 내년부터 충분한 국내 판매물량을 확보할 경우 수입차와 현대차간 매출 간극을 줄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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