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에스토니아 일부 합병시도 발트3국 러시아인 보호 명분

옛 소련 부활을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은 20여 년 전 에스토니아에서부터 시작됐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지난 1991년 옛 소련 연방에서 탈퇴한 에스토니아의 일부 도시를 합병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해외위원회 위원장 신분이던 푸틴은 당시 국경도시 나르바(Narva)의 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나르바가 에스토니아로부터 자치권을 얻는 주민투표를 진행하도록 배후 조종했다. 푸틴은 최근 크림반도 침공에서와 같이, 나르바 강 맞은편에 코사크군을 배치하고 무력시위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르바 사건은 러시아 중앙정부의 지지를 얻지도 못했고, 이 때문에 나르바 러시아계 주민들의 자치권 획득 시도는 유야무야 넘어갔다.

블라디미르푸틴(VladimirPutin/정치인/러시아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인 해방작전은 20여 년 전 에스토니아에서부터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5년 러시아 북서부 바렌츠해에서 훈련 중인 해군 북방함대 소속 중급 핵 미사일 순양함 ‘표트르 대제’호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연방정부]
블라디미르푸틴(VladimirPutin/정치인/러시아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인 해방작전은 20여 년 전 에스토니아에서부터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5년 러시아 북서부 바렌츠해에서 훈련 중인 해군 북방함대 소속 중급 핵 미사일 순양함 ‘표트르 대제’호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연방정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러시아인 보호주의’=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 대한 푸틴의 합병 야욕은 그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2000년 출간된 책 ‘첫번째 사람’에선 2차 세계대전 당시 푸틴의 아버지가 에스토니아인들의 배반으로 인해 거의 죽음을 당할 뻔 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 푸틴은 “아버지는 늪지대에 잠수해 빨대로 숨을 쉬어 살아났다”고 회고했다. 당시 아버지의 부대원 28명 중 단 네 명만이 살아남았다.

이와 관련, 에스토니아 외무부가 “푸틴이 에스토니아에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다”고 평가한 내용이 2009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푸틴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가 자국내 소수의 러시아인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지속적으로 비난했다.

▶발트 3국 소수 러시아인 보호, 병력 증강해온 푸틴=블룸버그에 따르면 발트 3국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러시아계 주민들은 시민권을 얻지 못한 상태다.

라트비아의 경우 전체 인구는 210만 명으로, 이 가운데 33만 7000명이 러시아계다. 이들 중 시민권을 가진 러시아인은 4만600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9만1000명은 시민권이 없다. 에스토니아도 비슷하다. 인구 130만 명 중 러시아인 9만5000명만이 시민권을 가졌고, 9만1000명은 국적이 없는 상태다.

인구 300만명의 리투아니아만이 독립 이후 소수의 러시아인들에게 시민권을 줬다. 발트 3국에서의 불안한 러시아계 상황을 명분으로 푸틴은 지난 2009년부터 발트 3국 주변 병력을 1만6000명에서, 10만명으로 크게 늘렸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