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정부가 주가조작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작전세력들의 시세조종 행위가 점점 지능화 또는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달말 2만5000원대 머물던 코스닥 A사의 주가는 일주일여만에 60%가 급등한 4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종목의 시세조종에 참여한 이동훈(가명ㆍ45)씨는 “과거에는 작전세력이 대주주와 짜고 일부 호재성 재료를 발표하기 앞서 시세조종을 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감시활동이 강화하면서 주식 매집과 시세조종, 차익실현 등 (작전)기간을 최대한 짧게 갖고 간다”고 말했다.
시세조종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시세조종에 대주주가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익 규모를 작게하고 단기로 진행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일부 세력들은 하루 이틀만에 시세조종과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시세조종에 나섰다가 대주주 물량이 터져나오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종목은 금융당국에서 이상거래 혐의가 포착됐지만 워낙 많은 계좌수를 한꺼번에 동원해 단기로 이뤄진 만큼 세력들을 잡아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명 ‘초단타 작전’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0월 코스닥업체 C사 주식을 601원에 매수한 뒤 단기간에 613원에 매도하고 빠지는 수법을 사용했다. 작전을 위해 차명계좌 130개를 동원한 B씨는 시간과 주식수를 특정해 거래를 이어가면서 일정 가격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꼼수를 통해 B씨가 벌어들인 수익은 10억원. 시간은 고작 20분 남짓이 걸렸다.
거래소 관계자는 “초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들이 기본적으로 100~200개 정도의 계좌를 동원해 작전을 펼친다”며 “계좌별로 바람잡이 역할을 분담해 일정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세조종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증권사이트 게시판이나 증권카페, 개인 투자 블로그 등을 주로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미스리 등 메신저 프로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증권사이트나 카페 등은 주식투자 성격이 명확한 만큼 금융당국 감시에 그대로 노출되지만 메신저와 SNS는 워낙 많은 정보들이 오고가기 때문에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창호 한국거래소 예방감시부장은 “세력들의 시세조종 행위가 점점 지능화, 고도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이버 감시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는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에 금융실명제법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통화기록이나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를 확인할 수 없다”며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자의 금융거래정보와 통화기록 등을 일괄 조사하는 것은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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