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을 60일 앞둔 지난 14일 MBC 중계진으로 이름을 올린 캐스터 김성주를 비롯해 해설위원 안정환ㆍ송종국ㆍ서형욱과 김정근ㆍ허일후ㆍ김나진 아나운서가 이른 아침 제주 한라산 등반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취지는 월드컵 8강 기원 이벤트. ‘다큐스페셜’을 통해 방영될 특집 콘텐츠이기도 한 MBC의 본격적인 ‘월드컵 홍보전’이다.

방송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려 75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월드컵 중계권료와 최소 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수익을 눈 앞에 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지상파 3사의 ‘비장한 경쟁’이 막을 올렸다.

눈에 띄는 이벤트의 기획은 MBC가 유일하다. 해설위원으로 합류한 안정환의 제안으로 시작된 ‘월드컵 8강 기원 한라산 등반’은 “MBC 중계진 간의 팀워크를 엿볼 수 있는 기획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라산 등반 일정을 마친 다음날인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성주는 “이번 한라산 등반은 브라질 중계 특성을 반영해 꾸린 MBC 중계진의 장점을 모두 보여줬다”는 말로 시청률 전쟁을 향한 이벤트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타사에 비해 젊은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모인 MBC 중계진은 보시는 분들에 따라 걱정스러운 라인업일 수 있다”고 운을 떼면서도 김성주는 “중계를 위해 두 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 하는 브라질 영토의 특수성으로 MBC는 젊은 라인업을 꾸렸다. 젊은 피의 조합이기에 기동력이 남다르고 임기응변이 뛰어나다. MBC의 아나운서와 해설위원들은 시청률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 중계진의 가장 큰 볼거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과 송종국, 베테랑스포츠 캐스터 김성주의 합류다. 김성주는 안정환 송종국에 대해 각각 천재형과 노력형으로 비유하며 “안정환은 혼자 내버려둬도 잘 하는 독창을 잘 하는 천재형, 송종국은 융합될 때 자신이 뭘 해야하는지 잘 안다. 합창을 잘 하는 노력형 해설위원”이라며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잘 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라운드에서 공격수와 수비수로 뛰던 선수 출신이기에 관점을 달리 해서 바라보는 해설은 MBC 중계의 관전포인트이고, 홍명보 감독과의 친분으로 얻어지는 고급정보들은 시청자들에게 이색 재미를 주리라는 것이 김성주의 판단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김성주의 해’로 만든 이후 프리랜서를 선언, 예능과 스포츠를 아우르는 전천후 방송인이 돼 돌아온 김성주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는 캐스터다. 올초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친정으로 돌아와 타사를 제치고 MBC에 시청률 1위 자리를 안겨준 일등공신이지만, 월드컵 중계로는 8년 만의 복귀인 탓에 김성주는 다소 부담도 비쳤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당시엔 최연소 캐스터였는데, 지금 MBC에선 최연장자가 됐다”며 “당시엔 직원이었기에 경쟁에서 지더라도 쫓아내진 않을 테니 심리적 부담이 덜했지만 프리랜서로 돌아온 지금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리적 압박이 크다”는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선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MBC 후배 아나운서들은 “강남의 고액 과외선생님을 모신 기분(허일후)”이라며 “모든 노하우와 중계기술을 모조리 흡수할 계획(김정근)”이라고 말하고, 해설위원들은 “새벽4시까지 잠도 안 자고 해설위원의 중계를 바로잡아주는 멘토(안정환)”이며 “호텔방에서 밤을 새가며 공부하는 노력파이면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캐스터(서형욱)”라는 칭찬했다. MBC 스포츠국에선 “현존하는 최고의 캐스터”라고 자랑하고 있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노련한 캐스터 김성주의 월드컵 복귀와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 송종국을 앞세운 MBC는 이영표 해설위원의 KBS, ‘차범근 카드’로 승부수를 띄울 SBS와 58일 뒤 본격적인 시청률 경쟁을 시작한다. MBC는 8강 기원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해설위원 세 사람의 대표팀 예상 성적은 각기 달랐다. 안정환은 “이번 월드컵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뒤질 수 있지만 조직력 싸움이다. 대한민국이 16강에 들게 된다면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고, 송종국은 “FIFA랭킹만 보면 16강에 들기 어려운 성적이지만, 관건은 해외파 주전선수들의 조직력 극대화”라고 했다. 서형욱은 “16강에 든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첫 경기에서 지더라도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제주=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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