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며칠째 헛수색만 되풀이하고 있다. 친모로부터 학대받아 숨진 것으로 확인된 안모(사망 당시 4세)양의 시신을 발굴하는데 27일도 실패했다. 경찰은 이날 계부 안모씨의 진술대로 충북 진천의 야산을 수색했다. 그러나 벌써 5차례인 이날 수색에도 불구하고 안양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안양의 시신을 찾는데에 실패해, 결국 이번 사건이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법정에서 혐의를 입증하는게 더욱 힘들다. 지난 2013년 무죄 확정 판결이 난 ‘낙지 살인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 4월 19일 새벽 인천의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낸 것이다. 당시 김씨는 윤씨가 낙지를 통째로 먹으려다 숨졌다고 주장했으나 하급심에서는 김씨가 윤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결했다. 사고 한 달 전에 김씨가 윤씨 명의로 생명보험에 가입해 보험금 수령인을 자신으로 바꿨고, 윤씨가 치아가 좋지 않아 낙지를 먹을 수 없다는 점 등이 김씨가 윤씨를 죽게했다는 정황증거로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간접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사실이 증명돼야 한다며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라 해도 간접 증거만으로 살인 혐의를 인정한 판례도 많다.
같은해 7월에는 대법원이 채무관계 때문에 동업자를 땅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해 유죄를 판결을 내렸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했고, 살해 시기와 장소도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법원은 “전체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박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한 달 전에는 영화 ‘화차’의 실사판으로 알려진 시신 없는 살인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 20대 여성 노숙인을 유인해 살해하고 화장한 후 자신이 사망한 것으로 가장해 보험금을 타내려했던 손모씨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것. 당시 대법원은 “범행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증거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범죄를 인정할 수 있는 증명력이 있다면 유죄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경찰은 27일 진천의 야산을 수색하면서 검침봉이 깊이 들어가는 5곳 가량을 따로 표시해두고, 향후 굴착기를 동원해 수색하기로 했다. 안양 사망 사건은 친모까지 자살해 사건 정황을 계부의 진술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신이 나오지 않으면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계부 안씨는 초기에는 해당 야산에 안양의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했지만, 최근 너무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이 안난다며 한 발 물러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정에서 계부가 진술을 번복하기라도 하면 혐의 입증이 어려울 수도 있다. 안양의 시신 등 물증이 확실해야 계부의 혐의를 입증할 수가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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