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기자]방송인 이상민은 지상파에서는 잘 볼 수 없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에서는 꽤 섭외가 많다. Mnet ‘음악의 신’, tvN ‘더 지니어스‘를 거쳐 16일 첫방송되는 공동주거 프로젝트 올리브TV ‘셰어하우스’ 등을 통해 어느새 케이블의 ‘핫’한 스타가 된 듯하다.
지상파 출연은 거의 없는데 케이블에서 펄펄 나는 방송인. 뭔가 이상한 듯 해서 이런 상황에 대해 본인에게 한번 물어봤다.
“지상파의 메인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가 온 적도 있지만 거절했다. 아직까지는 불편한 게 싫고,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싫어서다. 하지만 케이블은 저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나는 틀이 갖춰지고 가공된 이미지보다는 내 마음 가는대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편하다. 그래서 케이블이 좋다.”
그룹 룰라의 리더에서 음악 프로듀서로, 또 업체를 경영하다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아직도 수십억원의 빚이 있는 상황이고, 간간히 좋지않은 루머가 나돌기도 해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던 터라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민은 “저 친구는 불편한 게 캐릭터야”라고 생각하게 해 케이블 세계내에서는 자신을 점점 자연스러운 존재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음악의 신’에서는 이상민에게 씌워진 약간은 어둡고 B급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했다. 마치 ‘논란의 아이콘‘이 된 함익병의 ‘핫’한 상태를 JTBC 예능물 ‘한국인의 뜨거운 네모’ 제작진이 그대로 이용해 임팩트를 높이듯이.
이상민의 그런 이미지 전략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음악의 신‘은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던 케이블내에서도 틈새 프로그램이었다. 이제 케이블에도 메인과 사이드가 있는데, ‘음악의 신’은 사이드였다.
‘음악의 신’ 제작진은 이상민을 비웃었다. 음악기획사 사장이 약간 사기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현대적이고 테크니션을 두루 갖춘 요즘 음악기획사와 달리 90년도의 ‘감‘에 의존하고, 언뜻 보기에 어린 여자 가수지망생들에게 성희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 그런 사장이었다. 당시 이상민의 기획사 슬로건은 가창력보단 정신력을, 외모보단 개성을, 장래성보단 천재성을 보는 엔터테인먼트였다. 이런 음악 프로듀서의 모습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이지만 캐릭터화 해버리니 단점도 나쁘게 보이지 않았고, 시청자들은 콩트로 이해하는 부분도 생겼다.
이상민의 모습을 좋게 포장해버리면 시청자들은 짜증을 내게 된다. 오히려 이상민을 형편 없는 사장으로 만드는 ‘병맛(병신스러운 맛)‘ 유머 전략은 분위기를 유쾌하게 하고, 이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궁금하게 만들면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게 됐다.
기대가 낮춰진 이상민은 ‘지니어스1, 2’에 나와 자신의 욕망과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연합하고 배신하는 것은 승부사적 기질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상대를 속인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소지도 많았다. 이상민은 생존에 대한 열정이 넘쳐 악플과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판세를 읽는 능력은 탁월했다.
이상민은 ‘셰어하우스’에서는 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전해줄 수 있는 맏형이다. 그의 과도한 솔직함은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셰어하우스에 모인 사람들과 마음속의 아픔과 슬픔을 공유하기에는 더없이 좋을 수도 있다. 이상민은 “내 가슴속에는 아픔과 상처가 1단계에서 20단계까지 있다. 여기 들어온 후배들이 어느 정도의 아픔이 있는지, 내 경험을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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