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 학교 합숙, 학교운영위 심의 거치지도 않아 서부교육지원청 “사실 확인…논의후 시정조치”

[헤럴드경제=이홍석(인천) 기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둔 가운데 일선 학교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가 대회 성적을 위해 법으로 금지 하고 있는 운동부 합숙훈련을 10일간 실시해 물의를 빚고 있다.

5일 인천 서부교육지원청과 석남서초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축구부는 지난달 23~30일 열린 인천시축구협회장배 축구대회 출전을 위해 초등학생 축구부원 16명을 학교 축구부실에서 10일간 합숙훈련을 실시했다.

또 초등학생들을 교육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기숙사도 아닌 축구부실에서 합숙시키면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승인 시설에서 난방을 하며 합숙한 것이다.

이 학교 최종민 교장은 “축구부 감독과 선수들이 인천시축구협회장배 축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합숙을 요청해 왔다”며 “감독과 학생들의 열의에 합숙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간이 없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는 거치지 못하고 합숙 사실만 운영위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행법 상 초등학생 운동부의 학교 합숙은 금지돼 있다. 지난 2003년 천안초 축구부 합숙소에소 화재가 발생하면서 잠자던 초등학교 축구선수 8명이 숨지고, 다른 16명의 선수와 코치 등이 연기에 질식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육부는 학교체육진흥법을 근거로 초등학교 운동부 학교 합숙을 전면 금지시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천안초 축구부 화재사건 이후 초등학교 운동부 학교 합숙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학교체육진흥법 11조 3항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신체적ㆍ정서적 발달을 위하여 학기 중의 상시 합숙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법 조항이 다소 모호하게 돼 있지만 교육부가 연초 ‘학교체육 활성화추진계획’을 통해 초등학교 운동부의 합숙을 금했다.

인천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운동부의 학교 합숙은 금지돼 있다”며 “석남서초 축구부의 합숙 사실이 확인된 만큼 관련기관과 협의해 시정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천시축구협회장배 축구대회가 다음달 28일부터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 인천 대표팀을 선발하는 대회를 겸하면서 석남서초 축구부가 법을 어겨가면서 합숙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남서초 축구부 이번 대회에서 초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인천 축구계 관계자는 “성적을 위해 법을 어겨가면서 훈련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며 “불법 합숙을 통한 성적을 인정할 경우 다른 학교들에게 안좋은 사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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