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비 지원·수당 없어 자비충당 특수업무 月 수당도 고작 20만원 수사중 부상당해도 내돈으로 치료

#. 조성권 수사관은 저녁 강남역 인근에서 불법광고물 배포자를 추격해 검거하다 몸싸움이 벌어져 전치 3주 부상을 입었다. 건장한 청년과 격투전을 펼치다보니 옷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팔과 등에는 시퍼런 멍자국이 남았다. 김한수 수사관은 그린벨트지역내 불법건축물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김 수사관은 한 달간 자비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이제는 다 나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발목이 찌릿찌릿하다. 나중에 치료비는 공무원 전체가 가입한 손해보험으로 충당해야만 했다.

서울시 특사경 직원들은 밤샘 잠복근무에 빵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허다하다.  팀별로 매달 100만원 정도의 수사비를 쓸 수 있는 일반 경찰과 달리 특사경은 수사비 지원이 아예 없다. 수사비가 없다보니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사례도 잦다.
서울시 특사경 직원들은 밤샘 잠복근무에 빵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허다하다. 팀별로 매달 100만원 정도의 수사비를 쓸 수 있는 일반 경찰과 달리 특사경은 수사비 지원이 아예 없다. 수사비가 없다보니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사례도 잦다.

행정 공무원이지만 단속과 수사 등 민생침해 분야 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식품위생, 원산지표시, 청소년 보호 등 8개 분야에서 지난해부터 대부업ㆍ다단계, 자동차관리, 화장품, 의료기기까지 4개 영역이 확장되면서 ‘민생의 지팡이’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 특사경은 일반 경찰과 범위만 다를 뿐 똑같은 수사와 단속에 매달리고 있지만 보호장구 사용에 대한 법적근거가 없어 처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값 등 수사비용은 자기 돈으로=올해로 창설 9년째를 맞고 있는 서울시 특사경은 지난해 말까지 7892건의 민생침해 사건을 다뤄 검찰 송치 사건에 대한 기소율이 92.3%에 이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직원 모두 일에 대한 애착이 높다 보니 업무 강도도 높아진다는 게 서울시 안팎의 평가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잠복근무로 집보다는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고 빵과 사발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도 허다하다. 범죄 현장을 찾아 수백㎞가 넘는 거리를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하고 변장 등 위장 수사는 일상사다.

하지만 근무 여건 취약했다. 팀별로 매달 100만원 정도의 수사비를 쓸 수 있는 일반 경찰과 달리 특사경은 수사비 지원이 아예 없다. 수사비가 없다보니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사례도 잦다. 들쭉날쭉한 근무시간대 탓에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때로는 기름값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위장에 쓸 소품을 구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특사경 직원들이 받는 돈은 특수업무 수당 20만원 뿐이다. 4급 이상은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

한봉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사경 수사관은 “자기 돈 써가며 ‘목숨 걸고’ 일해도 대우는 일반 서울시 직원들과 다를 게 없다”며 “오히려 직원 122명 중 자치구에서 파견된 62명은 다른 서울시의 일반 직원들에 비해 복지 등에서 더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보수집활동, 내사, 잠복 등 수사업무 수행에 따른 특사경 특정업무경비를 10만원 인상하고 지급범위를 4급 이하 직원으로 확대할 것을 대검찰청 회의에서 수차례 건의했다. 또 행자부의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개정해 특사경의 수사비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목숨 걸고 일하는데…경찰봉 조차 못쓰는 특사경=특사경은 업무특성상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도 적잖다. 상대방이 눈치채면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차량속도를 높여 추격전을 벌이다보면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한다. 심야에 청소년 유해 불법전단 배포사범을 검거하거나 불법현장을 급습할 때는 각목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상대방을 제압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부터는 대부업ㆍ다단계 수사도 특사경에서 진행된다. 이들 위반사범은 조직폭력배를 등에 업고 사기, 폭력 전과자 등으로 수사가 더 위험해졌지만 일반 경찰과는 달리 테이저건ㆍ가스총 등을 쓰는 건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갑, 방호복, 경찰봉 등 최소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장비사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사경의 수사장구 사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 서울시 특사경에 따르면 팀장급이나 과장급의 지휘를 받고 최소한의 안전장비인 수갑을 휴대하고 현장에 가지만 한차례도 사용한 적이 없다.

특사경의 안전한 수사활동을 위해서는 근거법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나 서울시의회는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지원할 생각 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단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서 정부에 수사장구 활용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대해 한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반대하는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는 서울시나 과거 무상급식을 강행했던 서울시의회가 스스로도 충분히 풀수 있는 이런일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진용ㆍ강문규 기자/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