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女 ‘방화 아닌 실화’ 주장하다
검찰 화재 재연실험에 끝내 털어놔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모텔에서 ‘헤어스프레이<사진>로 불이 꺼지는지’ 알아보는 장난을 치다 불을 낸 30대 여성이 ‘단순한 실수’였다고 주장하다 검찰의 끈질긴 과학 수사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 김옥환)는 지난달 이모(30ㆍ여) 씨를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로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6월 2일 오전 2시50분께 서울 광진구의 한 모텔에 묵다 ‘헤어스프레이로 불을 끌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이고서 침대에 올려놓은 뒤 그 위에 헤어스프레이를 뿌렸더니 ‘칙’ 하고 불이 꺼졌다. 신기했던 이 씨는 똑같이 한 번 더 종이에 불을 붙이고 헤어스프레이를 꾹 눌렀다. 그러자 이번에는 삽시간에 불이 침대에 옮겨붙었다. 당황한 이 씨는 방 밖으로 도망쳐 달아났다.
당시 모텔에는 투숙객이 상당히 많았다. 불이 크게 번졌으면 대형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모텔 종업원이 금방 불이 난 것을 알아차려 119에 신고했고, 불은 침대와 벽걸이형 에어컨을 태우고 꺼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찾던 중 침대 매트리스 2곳에 고의로 불을 낸 흔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방화를 의심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 씨를 뒤쫓았다. 이 씨는 9개월여 만에 붙잡혔고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 조사에서 이 씨는 “술에 취해 담배를 피우다 실수로 꽁초를 침대에 올려놓았는데 불이 붙었다”며 고의로 불을 지른 것이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고의로 불을 지르면 징역 3년 이상의 실형을 받을 수 있지만, 실수로 불을 낼 경우 1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이 씨의 방화 의심을 거두지 못한 검찰은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화재수사팀에 화재 원인 규명을 의뢰했다. 수사팀은 침대 커버가 깔린 매트리스에 담배꽁초를 올려만 둬도 불이 붙는지 재연 실험을 했고, 침대 위에 담배꽁초나 불똥 하나를 올려놓으면 그 주변만 시꺼멓게 탈 뿐 침대 전체로 불이 옮겨붙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실험 결과를 이 씨에게 보여주며 혐의를 재차 추궁했다. 이 씨는 끝내 고개를 떨구며 종이에 불을 붙이고 장난을 쳤다고 털어놓았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화재로 사건이 묻힐 뻔했으나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해 화재 원인을 규명해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설명했다.
ken@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