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소비 모두 위축 中경기·수출부진 최대 위협요인 재정확대·저금리 호재요인 꼽아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전문가 70%가 현 경제상황은 본격적인 침체 또는 침체 초기국면이라고 평가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편성하거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일시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도의 추경은 성공할 수 없고, 구조조정과 관련된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문가 10명 중 7.5명이 올해 수출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고,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중국 경기둔화와 수출부진을 꼽은 전문가들이 많았다. 호재요인에 대해선 재정확대와 저금리 등 재정ㆍ통화정책을 꼽은 전문가들이 많았다.

▶지금 경제상황 총체적 위기국면= 전문가들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수출ㆍ투자ㆍ소비가 모두 위축된 상태에서 구조개혁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에 들어가고 있어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통화정책ㆍ재정정책ㆍ구조개혁 모두를 총괄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향점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2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성장률이 3%를 넘을 것이라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고, 95%가 2%대의 저성장을 예상했다. 수출에 대해선 올해 반등이 어렵다는 응답이 75%였고, 3분기(15%), 4분기(10%) 반등을 예상한 전문가는 소수였다.

한국경제 위협요인(복수응답)에 대해선 중국 경기둔화와 수출부진을 꼽은 전문가가 각각 50%(1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가계부채와 내수침체(30%, 6명), 기업실적 악화(20%, 4명), 투자부진 및 금리인상도 각각 15%(3명)을 차지했다.

반면, 호전요인에 대해선 재정확대(40%, 8명)와 저금리(35%, 7명), 규제완화(30%, 6명)가 대부분이었다. 호전요인 3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2개 이상의 호전요인을 찾을 수 없다고 응답한 전문가가 70%(12명)를 차지할 정도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추경하더라도 개혁과 연계해야= 4ㆍ13 총선을 전후로 최대 이슈로 부상한 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경제상황이 심각하므로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견해가 40%, ‘경기상황을 본 후 하반기에 검토해야 한다’는 응답이 30%였고, 재정악화 등으로 편성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도 30%를 차지했다.

다만 추경을 주장한 전문가들도 구조조정과 관련한 부문에 자금이 투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해 개혁에 방점을 두었다. 성태윤 교수는 “추경은 당연히 해야한다”고 당위론을 제기하면서도 “추경의 기본적인 방향이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풀려나오는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에 쓰여져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필상 서울대 겸임교수는 “구조개혁을 외면한 채 추경과 같은 단기적 처방으로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경제에 대해 올바른 진단을 하지 않고 피상적으로 살려보겠다는 차원이라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찔끔찔금 적자 추경을 하는 것은 마치 불피우는데 휴지 한 조각 넣었다가 불이 꺼지면 다시 휴지 한 조각을 넣은 것과 같다”며 “추경을 하려면 장작을 옆에 놓고 한꺼번에 피우던가 휴지를 아끼던가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