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 이중근 회장ㆍ건설사 4곳 입찰담합…건설업계 첫 사정 타깃
- 재계 전방위 수사 확대 가능성…檢 “통상적인 수사” 일축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4ㆍ13 총선이 끝나자마자 검찰이 재계 수사에 시동을 걸었다. 법조계 일각에선 기업 사정(司正)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검찰 측은 “통상적인 수사”라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사정 칼날의 첫 타깃은 건설업계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이중근(75) 부영그룹 회장의 수십억원대 탈세 의혹과 관련 국세청 고발 사건을 일선 부서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영은 1983년 설립돼 임대주택사업에서 명성을 쌓은 기업으로, 국민의 정부 시절 급성장했다. 대표적인 호남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국세청은 이 회장이 부인 명의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이 회장의 역외탈세 의혹도 국세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현지 부지 매입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ㆍ한진중공업ㆍ두산중공업ㆍKCC건설 등 4개 건설사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지난 19일 이들 4곳에 검사와 수사관 등 6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들 기업들이 원주~강릉 도시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서4개 공사구간을 1개 구간씩 수주할 수 있도록 입찰가를 사전에 합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강릉 도시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대비해 2013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9376억원 규모에 달한다. 통상 기업들의 담합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이후에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건은 공정위 고발을 기다리지 않고 검찰이 별개로 사건을 인지하고 직접 수사를 준비해 온 사건이라 주목된다.
십억여원대의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이계호(58) STC라이프 대표에 대해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중이다. STC는 줄기세포 관련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10억여원의 회사 돈을 횡령해 유용하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규모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 20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른 의사들의 면허증을 빌려 불법으로 줄기세포 치료 병원을 운영한 혐의(위료법 위반)도 적용됐다. 횡령 자금의 사용처가 확인될 경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
한편 검찰 측은 “전방위 사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법조계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런 의미는 과하다”며 “그때그때 사건을 통상적으로 처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사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이와 관련 “작년 포스코 수사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시간이 길어지고 ‘먼지떨이식’ 수사로 변질되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며 “사전에 충분한 내사 없이 대대적인 기업 사정에 착수하는 것은 검찰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니 중수부’로 불리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현재까지 뚜렷한 외부활동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이들의 첫번째 칼날이 어디로 향하는 지에 따라 검찰의 사정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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