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국방부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군인을 명예전역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전직 육군 준장 이모 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가 약식명령을 청구 받은 뒤 심의위원회가 열렸다면 명예전역수당 지급대상자에 해당될 여지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씨는 지난해 국군수송사령부 사령관으로 근무하던 중 전역을 2개월 앞두고 명예 전역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후 이 씨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받게 됐다. 국방부는 같은 해 4월 이 씨를 명예전역수당 지급대상자 선발에서 제외했다.

이 씨는 수사가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자 인사소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씨의 소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국방부 상대로 “명예전역 선발대상에서 제외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국방부는 “명예전역 심사 당일 ‘감사기관과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자는 수당 지급대상자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한 국방 인사관리 훈령 96조에 따라 처리했다”며 이 씨를 명예전역에서 제외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약식명령이 청구된 경우 명예전역수당 지급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명시한 규정을 근거로 이 씨가 약식명령 처분을 받은 이후 전역심의를 받았다면 명예전역수당 대상자가 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씨는 전역 일자가 고정돼 수사가 끝날 때까지 전역 신청을 미룰 수도 없었다”며 국방부의 처분이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주장한 해당 규정에 대해 재판부는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지나지 않으므로 국방부가 규정에 따랐다는 것 자체로 처분이 적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부가 심의위원회를 다시 열어 이 씨에 대한 명예전역수당 지급이 적절한 지 재심사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