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도입 여부가 연임 가를 듯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금융공기업 노사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대다수 금융공기업 수장의 임기가 올해 또는 내년 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성과연봉제 도입여부가 연임 여부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임기만료 9월 30일),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11월 17일),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11월 27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12월 27일)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내년 1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9개 금융공기업 중 6곳 수장의 임기가 채 1년도 안 남은 것이다.
연내 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의 경우 조만간 이사장(사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후임자 선임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정부가 이달 내 금융공기업의 성과주의 도입을 완료키로 하면서 임기완료를 앞둔 금융공기업 수장의 연임 여부도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다.
특히 박근혜 정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보은성 인사에 따른 낙하산이 내려 올 가능성도 있어 자리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사측이 일방향식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임 이슈가 걸려있거나 임기 첫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는 CEO의 경우 더 무리하게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공기업들의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패널티 영향도 있지만 연임여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는 사항인만큼 CEO들도 민감할수 밖에 없다”면서 “6월 상황점검 전까지 어떻게해서든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홍영만 캠코 사장은 지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소집한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를 다녀온 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을 의결했다.
캠코 관계자는 “국민적인 여론 등을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며 “전직원을 대상으로 업무설명회를 개최해 의사를 확인하는 등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강력 반발했다. 과반수 노조인 금융노조 캠코지부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은 물론, 캠코 노조의 성과주의 도입 찬반투표 역시 80.4%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홍영만 사장을 부산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아직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한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성과주의 도입에 사장직을 걸고 비상경영체제에 나섰다.
한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기본적으로 전년 경영 실적을 대상으로 하지만, 올해엔 성과주의 도입 등의 이슈가 겹쳐 있어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압박에 서두르려다 일이 더 꼬이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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