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대해 26일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20대 국회에서 선진화법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대 국회 내내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주요 민생현안이나 국가적 과제들이 처리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역대 최악이란 오명까지 받았다”며 “다수결의 원칙마저 훼손되고 국회는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 대변인은 “선진화법의 대안을 찾는 길도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회 고유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는 데 있다”며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의) 대책이 마련되기 전에도 민생안정을 위해 협치에 협조해주길 바란다, 야당의 생산적인 동참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현충원에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헌재 선고 소식을 들은 뒤 “국회가 협치를 통해 양보하고 타협해서 성숙한 의회민주주의를 이루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번 헌재 결정은 지난해 1월 주호영(현 무소속),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등 19명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 소송에 대한 선고다.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심사기간을 지정하려면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해야 한다’고 정한 국회법 85조 1항과 ‘신속 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정한 85조의2 제1항 등에 대해서 위헌성을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판단 거절)’ 결정을 내렸다. 의원들의 권한쟁의 심판이 청구 단계부터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이 다수결의 원칙을 위배해 19대 국회가 ‘식물국회’가 됐다며 개정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총선 결과에 따라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제2당으로서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다수당의 본회의 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나 최장 90일 동안 상임위원회의 법안 처리를 차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원회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권한쟁의 심판을 공동 청구한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선진화법을 둘러싼 여야의 처지가 뒤바뀐 상황을 놓고 이날 아침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반드시 개정되어야 할 법이라면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고 입장을 바꾸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만약 정권을 잃더라도 새 정부가 시급한 민생 현안, 국가적으로 중요한 법안을 새누리당이 선진화법을 빌미로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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