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계약서 뜯어보니…

하청업체 안에도 ‘갑’과 ‘을’로 나뉘어져 있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진 김모(19) 씨가 속한 ‘은성PSD’의 이야기다.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 일명 ‘전직 직원’은 전에 받던 연봉의 80%를 보장 받았다. 월 400만원 수준이다. 김 씨와 같은 비정규 ‘채용 직원’은 월 140여만원의 최저 임금을 받았다.

사고 발생 이후 서울메트로 측은 서울메트로테크(가칭)의 자회사를 만들어 은성PSD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출신 낙하산 정규직과 자체 채용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안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2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용역계약서에 따르면 은성PSD는 필요한 인력에서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을 정규직으로 우선 고용해야 한다.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 은성PSD는 신규 채용이 가능했다.

부대약정서에 서울메트로는 은성PSD로 옮긴 직원들에 대해 개인별로 퇴직전 임금의 60%~80%를 서울메트로 잔여 정년에 따라 지급할 것을 명시했다. 또 분사전출 직원의 후생복지는 서울메트로와 동일한 수준을 보장하도록 했다. 하청 계약에 따라 은성PSD 설립 당시 125명 중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은 90명이었다. 당시 57세 이상 직원이 52명에 달했다.

서울시의회 이정훈 의원이 서울메트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은성PSD에 남은 서울메트로 출신은 36명이다. 이중 20명은 퇴직을 2년 앞둔 상황이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60대가 47명(33%), 50대가 26명(26%)이 근무하고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취직한 10대가 22명(15%), 20대가 17명(12%)에 불과한 역피라미드형 구조다.

이날 김 씨의 빈소에 조문을 온 20대 동료 직원은 “‘전직 직원’들만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전부 비정규직이다”며 “우리는 2년 동안 쓰고 버리는 부품하고 다를 게 없다”고 했다.

한편 은성PSD에 근무하는 직원 143명 중 기술자격증이 없는 직원은 84명으로 60%에 달했다. 산업안전, 전기, 전자, 철도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직원은 41%(59명)에 불과했다.

이찬배 민주노총 여성연맹 위원장은 “전적자들은 전에 받은 임금을 합의 사항으로 옮겨 왔고, 신규직은 160만원 밖에 안되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자회사를 하더라도 이러한 차별은 남아 있는 만큼 직접고용 정규직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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