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금까지 한국사회가 경험하지 못한 ‘인구절벽 리스크’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 심화로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2030년부터는 전체인구가 감소하며 한국사회의 총체적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다보니 환경과 주거, 취업난 등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인구 감소와 고령화ㆍ장수 사회에 적절히 대처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지만, 대비가 철저하지 못할 경우 재앙이 될 수 있다. 통계청의 인구추계에 따르면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은 지난해 13.1%에서 2020년에는 15.7%, 2030년엔 24.3%, 2050년엔 37.4%로 급격히 증가한다. 총인구의 32.5%를 차지하고 인구수로 1644만명에 달하는 1955~1974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년층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는 2020년부터 고령사회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인인구 가운데 85세 이상의 후기 노인인구 비율은 지난해 8.3%에서 2020년엔 10.0%, 2040년엔 12.6%, 2050년엔 20.6%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고령화에 대한 대비는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인빈곤율은 OECD 평균이 12.6%로 한국의 4분의1 수준이며, 서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10%를 밑돌고 있다. 일본의 노인빈곤율이 19.4%로 비교적 높지만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되고, 독일이 9.4%, 스웨덴 9.4%, 프랑스는 3.8%로 아주 낮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것은 연금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금제도가 성숙하더라도 이의 해결엔 한계가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공적연금 수령액이 노후생활에 필요한 소득의 45%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자산을 소득으로 전환한 금액을 포함한 총 노후소득이 노후생활에 필요한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노인가구의 6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노인자살률은 10만명당 55.5명으로 전체 자살률(27.3명)보다 2배 이상 많고, OECD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의 노인 자살률을 보면 프랑스와 일본이 27.1명, 미국이 14.3명, 핀란드가 16.2명이다. 한국의 노인들이 가난과 함께 건강, 소외감 등에 유독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전체적인 죽음의 질도 선진국 40개국 가운데 32위로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우울한 지표들을 볼 때 급격한 고령화 사회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할 경우 재앙이 될 수 있다. 물론 준비할 시간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시급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후소득의 안정이며 건강관리, 적절한 사회참여를 통한 소속감 증대 등이다.

정부도 공적연금 강화와 사적연금 활성화 등을 통한 연금 사각지대 해소, 사전예방적 건강관리체계 및 노인 의료체계 강화, 노인 돌봄과 요양 기능 강화 등을 통한 노년의 건강지원체계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고령자의 여가와 문화 및 사회활동 참여기회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과 고령자 안전을 위한 주거ㆍ교통여건 등 생활환경 개선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대책들이 아직은 이렇다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보다 실효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사회적 인식도 확산돼야 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고령화 대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위한 비용을 나누는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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