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국내에 만연한 불법도박을 합법적인 사행산업으로 유도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불법 도박 근절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사행산업 규제 개선 컨퍼런스’에는 한국마사회도 참석했다.
형사정책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불법도박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약 100조원에서 160조원 사이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밝힌 같은 해 합법사행산업 매출규모보다 5~8배 높은 수치다. 올해 정부 예산 386조원의 30% 이상, 국방예산 39조원의 3배 이상에 달한다. 이는 사회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시장경제 활성화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불법도박의 실태와 사회, 경제적 폐해’를 통해 “지하경제 규모가 클수록 국가의 경제발전이 느려진다”며 “불법도박을 양성화시켜 합법의 범주 내에서 규제하는 방안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도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 앞으로도 사법기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베팅 위주의 경마이용 문화를 지양하고자 다양한 건전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회 축사를 맡은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사행산업은 필요악이라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지닌 건전한 방향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도출된 결론들을 입법 과정에 반영할 수 있게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