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조기집행 하반기 고갈 우려 소비, 소득 감소에 부채부담 한계 고용, 구조조정으로 대량실업 눈앞 유 부총리 발언 ‘추경’ 맞물려 주목 전문가, 추경포함 강력대책 주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하반기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과 관련, “경기와 고용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면서 “적극적 재정보강과 함께 부문별 활력 제고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의 이 발언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국내 연구기관들 사이에서 경기부진 및 구조조정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추경론’이 비등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 부총리는 구체적인 재정보강 방안이나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추경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트리플 절벽’에 직면한 한국경제= 하반기 경제 여건은 녹록치 않다. 미국의 금리인상,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가능성 등 대외 불안요인에다 기업 구조조정 파장 등 악재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재정ㆍ소비ㆍ고용의 ‘트리플 절벽’ 현실화하고 있다. 재정의 경우 경제활력을 위해 조기투입을 확대, 상반기엔 당초 목표치보다 6조6000억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기집행은 예산을 앞당겨 쓰는 것에 불과해 별도의 대책이 없는 한 하반기엔 재정 여력이 고갈되는 ‘재정절벽‘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러한 조기집행으로 하반기에는 재정이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재정이 경기를 이끌어오는 주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재정 고갈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재정과 함께 성장을 이끌어온 민간소비도 문제다. 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부채부담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작년 1분기에 비해 0.8% 늘어났지만, 물가 등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0.2% 줄었다. 지난해 4분기(-0.2%)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다. 정부가 소비진작책을 동원해도 소비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가계 빚은 1분기말 현재 1223조7000억원으로 사상최대치 행진을 지속했다. 한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이자 및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부채주도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용은 이미 태풍권에 진입해 있다. 조선과 해운 등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량실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조선업종에서 수천명의 실직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감원 한파는 하청업체, 협력업체, 지역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 증가규모가 지난 4월 이후 평년의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고, 대형 조선소와 중소 하청 및 협력업체들이 몰려있는 거제ㆍ마산ㆍ울산 등의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경남의 실업률은 지난달 1.2%포인트나 급등했다.
▶유일호 “적극적 재정보강”으로 대응= 유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내 주요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적극적 재정보강과 부문별 활력 제고방안을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며 하반기에는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제조업 고용이 둔화되는 가운데 경기ㆍ고용의 하방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유 부총리는 “세계경제 위축과 기업구조조정 등에 따른 수출 부진, 내수 둔화, 경기 및 고용 리스크에 대응해 적극적 재정보강과 함께 부문별 활력 제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개혁과 일자리 창출도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재정보강 방안으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늘리는 추경보다는 각종 기금의 운용계획 변경 등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를 통한 재정보강 규모는 6조~7조원 정도로 추산됐다. 하지만 유 부총리의 이날 발언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재정보강 방안으로 추경 가능성이 재부상하고 있다. 규모도 상반기 재정조기집행 규모를 뛰어넘은 10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추경 포함 강력 대책 주문= 재정보강에 대한 정부의 고민의 깊어지는 가운제 전문가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추경은 경기를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카드 중 하나라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 경기는 추가적인 정책을 사용을 하면 현재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일반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된다”면서 “이유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경기를 추가적으로 하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구조조정으로 경기에 충격이 발생한다면 올해도 성장률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양상을 보이며 당초 예상했던 2.6%에 미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전망을 ‘상고하저’으로 내놓고 있는데 문제는 상반기자체도 별로 좋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주력산업들이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 할 수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추경을 비롯한 어떤 형식이든지 재정을 확대 지출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론 국제기구들도 우리 정부에 하반기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해준ㆍ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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