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파키스탄에서 올 들어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212명이 이른바 ‘명예살인’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명예살인을 악습으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은 여전히 파키스탄 국회를 표류하고 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가 밝힌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파키스탄에서는 총 212명이 가족이나 친지에 의해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지난 7일 기준 파키스탄에서 한 달 새 명예살인을 당한 여성은 3명에 달했으며, 17일과 19일 두 쌍의 부부가 명예살인을 당하면서 총 7명이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이나 친지에 의해 살인을 당했다. 지난해 명예살인을 당한 여성은 1100명에 달했다.
파키스탄 경찰 당국은 19일(현지시간) 가족의 뜻에 반해 결혼을 강행한 부부가 명예살인을 당했다고 CNN에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신한 상태였던 아크사 샤키르(26)와 남편 무함마드 샤키르(30)는 16일경 집을 들이닥친 아크사의 부모와 삼촌, 오빠에 의해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서 아크사의 오빠가 쏜 총에 살해당했다.
지난 17일에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부부인 무함마드 알샤드(43)와 무사라트 비비(22)가 비비의 가족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 비비의 가족은 칼로 비비와 무함마드의 목을 베 현장에서 사망케 했다. 경찰은 샤키르와 비비의 가족 일부를 체포하고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가족들을 쫓고 있다.
명예살인은 이슬람권과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권 국가에서 자행돼 온 악습 중 하나이다. 부모가 주선한 결혼에 따르지 않거나 결혼 이전 또는 배우자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경우, 죽음으로 이름을 깨끗히 해야 한다며 가족이나 마을 사람에게 죽임을 당해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인도, 수단 순으로 명예살인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국가의 사법권보다 부족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국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여성에 대한 인권의식이 약한 국가 중 하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여성의 90%는 폭행 당한 경험이 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39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143명의 여성이 산 채 불태워지거나 황산테러를 당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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