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자, 보세요. 이 머리 부위는 고급 특수 부위라고 할 수 있죠. 참치 타다끼 등 식당에서 먹었던 상품도 이제 마트에서 먹을 수 있습니다.”
28일 오전 홈플러스 강서점 ‘생생회관 라이브’ 코너. 이곳는 홈플러스가 강서점을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1호점으로 리뉴얼하며 새롭게 선보인 대표 공간이다. 참치 해체쇼를 비롯해 더불어 옆 수조에서는 살아있는 물고기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홈플러스는 이날 오감을 자극하는 입체적 쇼핑 전문매장 콘셉트의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점포를 재단장 오픈했다. 1호점 점포로는 서울 내 매출 상위 매장이면서 본사와 가까운 강서점이 낙점됐다. 폭설이 온 평일 오전임에도 문을 열자마자 20·30대는 물론 50·60대가 매장 곳곳을 누비며 쇼핑하기에 여념이 없을 만큼 상주인구가 많은 곳이다.
라이브 점포의 핵심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생동감’이다. 싱싱회관 라이브에서는 전문가가 고객 주문에 맞춰 즉석 해물요리를 만들어주는 ‘오더메이드’ 서비스를 도입해 차별화에 나섰다. 마치 수산시장에 온 것처럼 당일 손질한 생선을 구입해 매장 내 취식 코너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
라이브 점포는 홈플러스의 메가푸드마켓에서 한층 더 나아간 일명 미래형 점포 모델이다. 홈플러스는 2022년 메가푸드마켓을 처음 선보인 뒤 한 달에 하나꼴로 전국 33개 매장을 전환 중인데 ‘오프라인 경험’ 강화를 위해 라이브 점포까지 내놓았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연태준 홈플러스 부사장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만들고 있는 메가푸드마켓”이라며 직접 현장을 소개했다.
라이브 점포의 ‘오늘의 요리’ 라이브 코너 또한 이색 공간 중 하나다. 뭘 먹을지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화제의 요리 등을 제안하는 곳으로 주차별 담당 브랜드 상품으로 만든 메뉴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날은 현장 직원들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쌈장 크림 파스타’를 직접 요리해 고객들에게 맛보게 했다.
유혜경 홈플러스 리테일경험본부장은 라이브 점포 개장 배경으로 온라인에서 대체할 수 없는 마트의 체험 요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주말 오후 2시쯤 집에 있긴 무료하고 뭘 먹을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 시간에 대답을 줄 수 있는 공간이 이곳”이라며 “지글지글하고 북적북적한 조리하는 소리를 직접 듣고 고객들이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점포 특화 상품과 디지털 사이니지 강화를 통해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들에서 느꼈던 미식 콘텐츠에도 밀리지 않는 장치를 마련했다. 강서점에서는 당일 산란 및 판매하는 ‘당당계란’, 전용 숙성고에서 약 2주 동안 저온 숙성시킨 ‘저온 숙성 한우 채끝·등심’도 특별히 만날 수 있다.
홈플러스가 이같이 점포 전환에 힘주는 것은 최근 대형마트들이 겪고 있어서다. 이커머스가 성장하며 오프라인 장보기 시장이 위축되자 점포들도 문을 닫고 있다. 홈플러스 또한 경영 적자 등을 이유로 올해 서대전, 안양, 안산선부, 동청주 등 4곳은 폐점을 결정했고 7개점은 개발 후 재입점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기준 매출이 6조9315억원, 영업손실 1994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연도 당기순손실은 5743억원에 달해 3년 연속 적자를 겪고 있다.
다만 ‘신선식품’ 강화를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내세우는 건 홈플러스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마트 또한 지난 8월 죽전점 매장을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재개장했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12월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 식품 특화 매장을 낸 후 이달 SSM인 롯데슈퍼에도 ‘그랑 그로서리’ 콘셉트를 담아 리뉴얼 오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