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개최

비상계엄 사태 진정, 4일 주식시장 개장 결정

“비상계엄 해제조치로 지표 점차 안정세 찾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비상계엄 선포·해제 등 혼란 속에서도 주식시장을 비롯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밤 환율과 선물옵션, 가상자산 등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요동쳤으나 비상계엄 사태가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관련 지표들이 낙폭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는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다. 다만,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 유동성 공급’으로 대응하겠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조치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외환시장과 해외 한국 주식물 시장이 비상계엄 해제 조치로 점차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날 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 20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두 번째로 열린 F4회의다.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소식에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주가와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자 금융시장 상황 점검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앞으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는 매일 열린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밤 열린 회의에서 “위기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참석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면서 보다 구체적인 추가 시장안정 조치는 각 기관의 점검 이후 오늘 오전부터 신속하게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밤 뉴욕장에서 1440원까지 치솟았다. 비상계엄 선포 전 140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선포 직후 1410원대로 튀어올라 1420원선, 1430원선, 1440원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장중에는 1442.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 장중 고점인 1444.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하루 저점·고점 변동폭만 41.50원에 달했다. 이후 오전 7시 15분 기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14.25원에 거래되는 등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은 비상계엄 선포에 급락했지만 점차 낙폭을 줄이면서 1.8% 약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국내 기업들을 한 데 모은 상품인 ‘아이셰어즈 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장중 7% 넘게 떨어졌다가 하락폭을 축소해 -1.59% 약세로 마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내내 1억3000만원선을 오르내렸지만 계엄 선포 직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때 88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점차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