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베이징~상하이 개통

중화부흥 상징성 부각

벌써부터 적자·안전성 우려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지난 27일 중국 외교부와 철도부가 이례적으로 외신기자를 대거 초청했다. 오는 30일 정식 개통하는 징후(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을 타고 상하이까지 갔다오는 시승행사 때문이었다.

오전 9시 베이징 남역을 출발한 고속열차 ‘허셰(和諧)호’는 최고 시속 300㎞로 상하이 훙차오(虹橋)역까지 서울~부산의 약 3배인 1318㎞ 구간을 질주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 노선이지만 종착역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 48분에 불과했다. 100년 전인 1910년대엔 기차로 거의 50시간이 걸리던 것이 이제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육지 위의 비행기’라는 별명을 가질 만하다.

중국 정부가 정식 개통에 앞서 시승행사를 연 것은 단순히 철도 개통의 의미는 아니다. 다음달 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에 맞춰 이뤄진 ‘중화부흥’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고속철 개통은 중국 동부연안 지역경제의 새 도약을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육상교통의 총아인 고속철 분야에서 ‘굴기(떨쳐 일어남)’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전 세계에 드러낸 이벤트다.

시승행사에 참석한 고속철 기술 총책임자인 허화우(何華武) 철도부 총공정사는 “독일 지멘스에서 도입한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이 자주적인 고속열차를 생산했다”면서 “징후 고속철은 중국의 자부심 그 자체로,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을 위한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고속철 개통이 가져올 변화는 상당할 전망이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베이징·상하이·톈진(天津) 등 3개 직할시를 포함해 동부 연안의 7개 성시(省市·성 및 직할시)를 지난다.

이 지역은 면적으로는 중국 전체의 6.5%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4분의 1과 국내총생산(GDP)의 30%가 몰려있는 경제중심지다.

중국 경제의 3대 엔진으로 불리는 창장(長江)삼각주 경제권과 환보하이(環渤海) 경제권이 일일 생활권으로 탈바꿈하게 되면 이 일대 연간 GDP 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 고속철의 급속한 팽창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천문학적인 건설비로 인해 만년 적자에 허덕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현재 우한(武漢)~광저우(廣州) 등 5개 노선의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노선은 이용객이 줄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또 사업을 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안전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지반 함몰이 발견되는 등 부실공사 우려도 없지 않다.

저우이민(周翊民) 전 철도부 부총공정사는 최근 “중국이 ‘세계 제일’을 추구하기 위해 시속 300㎞밖에 낼 수 없는 외국기술을 들여와 생산한 객차로 350~380㎞까지 달리게 했다”면서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결과는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폭로했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