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아름다운 납세자상’ 첫 수상…김창기 대표의 인생유전
김창기 씨 등 33명 시상
납세 의무는 기본
사회공헌활동에 가산점
3년간 세무조사 유예 등 혜택
납세자를 보는 국세청의 눈이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세금을 잘 내고 많이 내는 기업인이 좋은 납세자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인이 국세청으로부터 우대받는다. 국세청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자 33명을 선정해 22일 본청 대강당에서 시상식을 했다.
수상자 중 한 사람인 ‘한라산업’ 김창기(44·사진) 대표의 인생유전은 한 편의 드라마다. 1990년대 후반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세탁업을 하던 잘나가는 기업인이었다. 호텔 세탁물량을 대량으로 수주하며 일감이 넘쳤다. 하지만 사업은 98년 IMF 위기 때 휘청거렸다. 사업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공장을 증설하면서 해외에서 들여온 설비 리스료가 배로 치솟고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일감이 줄어든 탓이다.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친인척에게 돈을 빌리고 사채까지 손을 댔지만 빚은 순식간에 20억원을 넘었다. 밀린 세금도 10억원이나 됐다. 다행히 외환위기를 넘기고 제주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며 일감도 덩달아 불었다. 위기 3년 만에 체납세금을 다 갚고 기업을 정상화시킨 김 대표는 그때 생각이 바뀌었다.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 되갚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2001년부터 일자리가 없는 장애인과 노인들을 고용했다. 지금은 전체 직원 70명 가운데 50여명이 장애인이다. 김 대표는 출퇴근이 어려운 장애인 직원을 위해 직접 출퇴근차량을 운행한다. 7년 전부터는 매월 장애인, 치매환자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22일 상을 받은 33명의 기업인은 모두 김 대표처럼 어려운 가운데에서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다. 국세청은 이들에게 3년간 세무조사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공항에서 10~20분 만에 출입국 수속을 마무리할 수 있는 출입국 전용 심사대 카드도 다음달 발급해줄 예정이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m.com
k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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