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앨범 발매 첫날 모든 승패가 결정난다. 역주행의 신화나 롱런을 바라지 않더라도 음원차트 첫 진입이 많은 것을 좌우한다. 진입에 성공했다 해도 길어야 2주다. 앨범 활동 주기가 점점 짧아지다보니 앨범 발매 전까지 사전홍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뮤직비디오, 수록곡 등을 선공개 하거나 티저 이미지나 영상 공개에 컴백일을 각인시키는 건 기본이다. 계속해서 '디 데이(D-DAY)'를 각종 SNS와 그룹 블로그, 팬 카페 등에 노출시키고 있다.
▶뮤직비디오, 수록곡 선공개…타이틀 곡 못지 않아= 지난 4일 컴백한 비스트는 앨범이 나오기도 전에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타이틀곡도 아닌 앨범 수록곡 ‘버터플라이(Butterfly)’는 공개되자 마자 각종 음원차트 3위권 안에 안착했다. 팬들의 기대감은 증폭됐고 정규 앨범이 공식 발매되자 타이틀 곡은 물론 앨범 수록곡이 음원 차트 10위권 안 차트인에 성공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엔 많은 가수들이 앨범 수록곡 중 하나를 미리 공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선공개 곡으로 차트를 점령한 뒤 타이틀 곡도 연이어 1위에 오르게 되면 작전 성공이다. 태연도 선공개한 수록곡 ‘스타라이트(Starlight)’와 타이틀곡 ‘와이(Why)’ 모두 1위에 올려놨다.
한 음반 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은 앨범을 1번 트랙부터 끝까지 다 듣는 게 아니라 스트리밍을 통해 타이틀 곡만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며 “타이틀 곡 하나로 결정이 나니 리스크가 크다. 때문에 미리 더블타이틀 감이라고 생각했던 곡을 선 공개해서 사람들에게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주목도 있게 타이틀곡을 기다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여줄듯 말듯, 쪼개기 티저…MV부터 댄스버전까지= 노래 한 곡을 통째로 공개하는 선공개 보다 역사가 오래된 건 ‘티저 ’다. 앨범 자킷 사진, 멤버들 개인 자킷 사진부터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하이라이트 메들리만 담은 미리 듣기 등 보여줄 듯 말듯 하나 하나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특히 티저 영상의 경우 멤버들 개인 티저 영상부터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여러번 쪼개 보내는 전략을 많이 차용하고 있다. 무려 5차 티저까지 쪼개, N차 티저 쪼개기가 성황이다.
2011년 빅뱅은 멤버 한명 한명의 모습이 담긴 티저 영상을 제작해 순차적으로 무려 5개의 티저를 공개했다. 티저 하나가 공개될 때 마다 화제가 됐고 마지막 멤버 탑의 모습이 담긴 5차 티저가 공개된 후 앨범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 5일 컴백한 원더걸스는 티저 영상부터 화제가 됐다. 음악 스타일부터 뮤직비디오까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통해 화제를 모으더니 앨범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 성적을 거뒀다.
티저 영상의 종류는 더 다양해졌다. 전에는 멤버별 티저 영상이나 뮤직비디오의 일부분을 편집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댄스버전도 출시됐다. 최근 세븐틴은 ‘아주 나이스(NICE)’의 댄스버전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보다 먼저 티저 영상을 공개해 그 다음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에 대한 기대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뮤직비디오 출연진이나 콘셉트를 미리 공개하는 경우도 많다. 신예 보이그룹 아스트로는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 아이오아이 멤버 최유정이 출연하는 사실을 알려 그 후광을 받기도 했다. 공개 3일 만에 50만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 음반 기획사 관계자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효과도 있겠지만 노출 횟수를 높이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앨범 발매 전 일정 시간을 두고 두세번 정도의 노출을 하고, 또 댄스 영상이나 멤버별 티저 영상, 자킷 사진 등 최대한 노출 횟수를 늘리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신인 홍보 전쟁... 양파처럼 베일 벗는 멤버 공개= 음반뿐 아니라 신인 그룹의 사전 홍보 전쟁도 치열하다. 멤버 수는 물론 멤버들의 신상까지 극비리로 한 채 한 명 한 명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다. 데뷔도 전에 연습 영상을 공개 하는 등 신인 그룹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YG가 새로 공개한 걸그룹 블랙핑크는 멤버가 확정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멤버 한 명 한 명이 공개될 때 마다 수 많은 기사가 쏟아졌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각 멤버의 이력이나 배경에 대한 홍보를 병행해 그 다음 멤버, 그리고 완전체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외국인 멤버가 포함되는지 여부부터 멤버수까지 숱한 궁금증을 유발한 뒤 결국 4명의 멤버로 최종 결정이 났다. 블랙핑크는 여기에 데뷔 전 댄스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해 또 한번 이목을 집중 시켰다. 6일 오전 10시에 공개될 예정으로 댄스 영상 공개를 통해 데뷔 카운트다운 시작을 알렸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멤버들의 실제 댄스 역량은 물론 안무 콘셉트도 엿볼 수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젤리피쉬의 첫 걸그룹으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치룬 '구구단'도 대표적인 사례다. 젤리피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새로운 걸그룹을 준비중이라고 밝혔고, 이어 순차적으로 멤버들을 공개했다. 애초에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소속의 김세정, 강미나가 합류한다는 사실을 알려 큰 화제가 됐다. 한 명씩 멤버들의 프로필 사진을 공개한 뒤 최종 9명으로 결정 난 사실까지 수 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특히 마지막 '구구단'이라는 그룹 이름이 공개 됐을 때는 그 반향이 더욱 컸다. 구구단은 신인 걸그룹임에도 불구 데뷔 전부터 여러 요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덕에 좋은 성적으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이밖에도 SM의 새로운 보이그룹 NCT 127도 순차적으로 멤버를 공개하고, 오는 10일 음원 공개를 앞두고 멤버 7명이 함께 있는 앨범자킷 사진을 공개했다. 신인이기에 앨범보다는 멤버와 그룹 홍보에 더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신인그룹의 생명은 인지도"라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특히나 음악보다는 데뷔 이전에 사전 홍보를 통해 그룹 이름부터 멤버 수 등을 알리는데 더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음반 홍보사 관계자는 "요즘은 아이돌 그룹도 많고 앨범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점점 앨범 활동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사전 홍보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그 뒤에 앨범 발매 이후에는 음악 방송 한 두번, 예능 출연 한 두 번이 전부기 때문에 차트에 우선 진입하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서 사전 홍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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