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가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이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채권단은 매각 방식에 대해 다시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각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등 하이닉스 주채권단은 하이닉스 매각 방식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인수의향서(LOI)를 냈던 STX가 인수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유효 경쟁 입찰을 전제로 매각 일정을 진행해 왔는데, STX가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전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일단 주주관리협의회에 올린 입찰 안내서 관련 협의 사안에 대한 결의안은 없던 걸로 하기로 하고 매각 방식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채권단인 외환은행은 우선 개별 채권단을 대상으로 유효 경쟁입찰 방식 유지 여부 등 매각 방식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채권단 간에 공통된 의견이 도출되면 주식관리협의회를 개최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STX가 인수전에서 물러나면서 하이닉스 매각이 올해를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 협의를 통해 지금처럼 유효 경쟁입찰 체계를 유지한다면 SK텔레콤 외에 새로운 인수 의향자를 찾아야 하고, 이 회사의 예비 실사할 때까지 기다리려면 짧아도 한두 달 이상은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는 탓이다.

매각 일정을 줄이기 위해 SK텔레콤의 단독 입찰로 진행할 경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단독 인수 의향자가 되어 버린 SK텔레콤와 단독 협상을 진행할 경우, 다른 기업에 기회를 주지 않고 특정기업을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의 뭇매를 맞다보면 매각 일정이 지연되거나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9월 효성그룹이 단독으로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특혜시비가 일면서 효성이 이를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하이닉스를 공동관리해 온 하이닉스 채권단은 지금이 아니면 매각이 힘들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STX가 인수 철회를 선언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다가는 여론의 뭇매로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하이닉스는 자칫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신소연ㆍ최진성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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