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열린 첫 남북 비핵화회담에 이어 제2차 남북 비핵화 회담이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 답보상태인 6자회담 재개에 중대한 분기점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 세인트레지스 호텔(북경국제구락부반점)에서 회동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은 베이징 도심의 차오양(朝陽)구 외교공관 지구 내 북한 대사관과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현재 남측대표단이 묵고있는 호텔이다.

양측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장시간 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외교부 관계자는 “회담 종료시간이 정해놓지 않을 정도로 심도있는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담은 오후 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비핵화 이슈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ㆍ미ㆍ일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놓고 양측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우리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한측 최선희 외무성 미국 부국장은 20일 오후 베이징 시내에서 회동해 회담의 형식과 의제를 놓고 사전조율 작업을 벌였다.

회담 직전까지 남북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왔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9ㆍ19공동성명 6주년을 기념해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19일 베이징서 주최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대화에 앞서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때문에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가 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신뢰할만한 태도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간 양자접촉이 성사되면서 베이징 현지의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정부는 회담 시작 전 부터 회담장 주변이 내·외신 취재진들로 과열되는 것을 막기위해 막판까지 회담 장소를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보안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회담장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 주변은 현재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는 북한이 이번에 획기적인 비핵화조치를 내놓지않더라도 이번 회담으로 6자회담 재개는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그동안 관망세였던 중국이 서서히 조정자로서 나서는 모습”이라면서 앞으로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2일 위성락 본부장과 리용호 부상을 각각 만나는 것도 6자회담 재개의 한 단계 진전을 이뤄내기 위한 중국의 노력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2009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 유엔의 대북제재(1874호) 채택을 언급하며 “핵 비확산과 관련해 유엔에서 여러가지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국제대회의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박영서특파원,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