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해외 순방 징크스’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올 때마다 예외없이 악재가 터지고 있다.
과거에도 이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사이 세종시 수정안 부결 등 정치적 고비들이 없지 않았지만, 지난 8월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이후에는 태풍급 정치 격랑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21일부터 25일간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방문, 가스전과 희토류 등 천연자원 확보와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순방 기간인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함이 무산되면서 빛이 바랬다. 대통령의 귀국 다음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했고, 10ㆍ26 재보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안철수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한 것이 이 무렵이다.
지난 9월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도 뼈아픈 돌출 변수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와 유엔 원자력안전고위급회의에서 각각 기조연설을 했고, 현지 인권단체가 주는 세계 지도자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핵심 참모인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부산저축은행 로비 의혹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대한 스폰서 의혹을 폭로했다. 연이은 측근 구설수는 이명박 정부의 임기 후반 국정기조인 공정사회와 공생발전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여론을 악화시켰다.
지난 10월 미국 국빈 방문도 같은 전철을 되밟았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미국 의회 연설을 통해 한ㆍ미 FTA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한ㆍ미동맹의 새로운 지평을 역설했지만, 이번에는 내곡동 사저 논란이 이 대통령의 귀국길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 대통령은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귀국 다음날인 17일 “사저 문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중심으로 이른 시간 내 전면 재검토해서 결론을 내려달라”며 사실상 사저 이전을 백지화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해외순방과 정치적 악재에 연관 관계가 있다기보다는 최근 선거정국 하에 정치적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면서도 “국민들은 대통령의 해외 활약상보다는 국내 정치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데 상황은 반대로 벌어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통령은 1일 한ㆍ러 정상회담과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 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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