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이행보증금 반환을 청구하기로 하는 등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미해결 과제를 정리하기로 함에 따라 현대차그룹도 현대상선 지분 문제 해결에 나설지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오후 한국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이행보증금 반환 등에 대한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소송의 피고 그룹에서 현대차그룹은 제외됐다. 지난 9월 정지이 U&I 전무의 결혼을 계기로 범 현대가의 화해 분위기를 위해 현대차에 대한 소송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이번 소송은 현대차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분쟁이 해결되려면 결국 현대차가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채권단이 양사간 분쟁의 소지가 있다면 이행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채권단 측은 올초 현대그룹이 이행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 외부 컨설팅을 통해 손해배상 비용으로 1700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채권단은 올초 소송에 대비해 현대차그룹으로 받은 매각 대금 가운데 300억원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채권단 내부적으로도 현대그룹에 이행보증금을 반환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이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현대차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기 전에는 이행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계약과 관련해 있을 수 있는 모든 분쟁에 대비해야 하는데, 현대상선 지분과 관련해 매수인인 현대차가 분쟁 가능성이 아직 상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채권단은 올초부터 양사에 현대상선 지분문제를 합의하면 이행보증금을 즉시 반환하겠다는 중재안을 내기도 했다.
현대그룹측 법률대리인인 민병훈 변호사는 “채권단은 현대차가 현대상선 지분 문제에 대해 현대그룹과 합의를 할 경우 이행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현대차가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만큼 이행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송에 대해 조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조정이 되려면 현대상선 지분 문제에 대해 현대차의 입장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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