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위기에 섰던 한나라당이 극적으로 내부 분열을 봉합하고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14일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의 회동 이후, 그동안 쇄신파들이 주장했던 ‘재창당’ 논란은 일단락된 양상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명(黨名) 개정 의사를 내놓는 등 강도높은 쇄신 의지를 밝히면서, 이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인적 구성을 놓고 새로운 과제에 봉착했다.

쇄신파 의원들은 공천뿐만 아니라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쇄신 의지를 듣고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회동에 참석한 황영철 의원은 “예전 같으면 비대위 구성은 주로 당내인사들로, 계파들 간 자리 나누기 형식이었다. 근데 어제 박 전 대표는 비대위 구성부터 외부인사 영입 등 쇄신을 생각하시더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외부 인사 영입한 공동체제의 비대위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비대위의 인적 구성을 놓고 계파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 의원들은 당내 대권 주자인 정몽준, 이재오 등이 비대위 운영에 참여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박 대표가 중심에 서돼 비대위 안에 정몽준, 이재오 등 당내 실질 지도자들이 참여해야 한다”며 “여러 계파가 함께 참여, 거당적 총력체제로 만들어져야 난국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외부 인사 영입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또다른 대권 주자의 비대위 참여에 대해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실망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위기 상황인데, 여기서 대권경쟁 하듯 김문수 지사나 정몽준 전 대표 등이 들어오는 모습을 국민들이 원하겠느냐”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한편, ‘박근혜 비대위’가 정식으로 출범하려면 의원총회,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라는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15일 의총은 당헌 개정안과 박근혜 비대위에 대한 총의를 모았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 출범을 위해 필요한 당헌 개정 권한이 없기 때문에 상임전국위라는 2차 관문을 거쳐야 한다. 상임전국위에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킨 후 사흘간의 소집공고 기간을 거쳐 마지막 단계인 19일 전국위를 통해 당헌 개정안을 추인할 예정이다. 이같은 절차가 완료되면 박 전 대표는 이르면 내주 당 쇄신을 주도할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해 내년 4월 19대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