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회장님.
회장님은 한 나라의 총리를 하신 분이지만, 저에게는 그리고 모든 포스코맨에게는 소중하고 유일한 ‘영원한 회장님’이셨습니다.
저는 압니다. 사람들이 “회장님은 정치에 발을 담그지 않았어야 했는데…”라고 안타까워한 것을.
회장님은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산업발전을 위해 받은 지상명령을 완수해야만 했습니다. 포항의 대역사를 이루신 후에도 쉼 없이 광양제철소 건설을 완결해야만 했습니다. 정치로부터 포스코를 보호해야만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없는 자리를 조금이나마 보완하고자 뛰어든 그 정치가 평생을 위대한 철강인으로 살고자 했던 우리 회장님께는 갈등이자 괴로움이자 무거운 짐이었을 것입니다.
회장님이 외로이 지고 가셔야만 했던 그 무겁고 답답한 짐이 이렇게 빨리 저희들의 곁을 떠나시게 만들었습니다. 회장님이 짊어진 무거운 어깨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리지 못했다는 후회는 제가 살아 있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압니다. 포항제철 직원들이 입었던 안전화와 제복을 놓고 사람들이 ‘군대문화’라고 비난했던 것을.
회장님은 제철소 건설과 조업 현장에 도사리고 있는 그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직원들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화와 엄격한 규율을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저는 압니다. 사람들이 회장님은 딱딱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라고 폄하했던 것을.
바쁘신 일정에 최소한의 운동도 부족하셔서 회장님은 12층 집무실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시고 내려오셨습니다. 점심시간보다 일찍 나와 회장님을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마주쳐 당황해 하는 직원들에게 밝은 얼굴로 “얼른 타”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맛있는 데 가는 모양이지. 그런데 의사가 걸어 내려가지는 말래” 하시면서 겸연쩍게 웃으시던 회장님의 환한 동안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은 포스코를 떠나 언론계에 몸담고 있지만, 회장님은 저의 영원한 멘토이십니다.
그리고 모든 포스코 가족은 물론, 회장님과 같은 시대를 살고 회장님의 뒤를 걷고 있는 이 시대 모든 국민에게 회장님은 영원한 멘토이십니다.
불멸의 회장님,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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