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올 한해도 취업시장에서도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은 인턴십과 채용을 위해 열심히 ‘달렸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에서 인턴활동을 경험한 취준생이 생각하는 인턴 근무 현주소는 어떨까?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캠퍼스매거진 잡앤조이가 올 한해 동안 최소 1회 이상 기업 인턴십 경험이 있는 대학생 428명에게 인턴십에 관해 물었다. 인턴십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했고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해, 인턴십 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100만원도 못 받고, 단순 사무보조=인턴 경험자들의 고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문장 하나가 만들어진다. “인턴사원은 1~3개월 동안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으며 단순 사무보조 업무를 한다” 이것이 2011년 20대 인턴사원의 평균 자화상인 셈이다.
설문 결과 인턴십 기간 중 ‘단순 사무보조 업무’를 했다는 응답은 74.5%에 달했다. 이 가운데 ‘업무와 관련 없는’ 단순 업무도 12.4%나 됐다.
실제로 기업이 인턴사원을 뽑는 것이 인재양성이라는 장기적 안목없이 눈앞의 비용을 줄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최근에는 상당수 공공기관이 청년인턴 선발을 위한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취업포털 회사에 맡겨 진행하는 등 무신경한 태도로 비난을 받았고, 힘들게 인턴으로 들어왔는데 복사나 심부름 같은 허드렛일만 시킨다는 인턴사원의 원성이 높기도 했었다. 결국 일부 공공기관은 허울만 좋은 ‘전시용 인턴’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인턴십 기간은 ‘1~3개월 이하’가 43.5%로 가장 많았다. 대개 방학을 이용하는 까닭에 2~3개월이 대부분이다. ‘3~6개월’도 33.9%로 적지 않았는데, 휴학생이나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인턴사원에게 주어지는 월급은 얼마나 될까. 전체 응답자의 32%가 ‘80만~100만 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60만~80만원 미만’을 받았다는 대답도 29.4%였다. ‘100만원 이상’은 15%였다. 10명 중 6명 이상이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관이나 일부 공기업은 무급 인턴제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인턴십에 목숨 거는 대학생들, 실효성은 과연=대학생들이 앞 다퉈 인턴십에 도전하는 이유는 취업에 앞서 직무와 기업을 체험하고, 채용을 염두해 기업에 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자의 현실은 척박하다.
인턴십을 경험한 이들에게 ‘인턴십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 ‘기업에게만 효율적인 제도’라고 답한 이가 32.9%에 달했고, 아예 ‘모두에게 효율성 없다’고 냉정하게 답한 이도 9.8%였다. ‘문제가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는 답은 8.6%였다.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효율적’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낸 이는 33.9%였다.
반면 인턴십과 취업의 상관관계에 대해선 조금 다른 의견이 나왔다. ‘인턴십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가’를 묻는 질문에 70%가 넘는 응답자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절반 가까운 48.6%는 ‘다소 도움이 된다’, 22%는 ‘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10.3%에 불과했다.
실제로 인턴십을 경험했다는 것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남들이 뚫지 못한 하나의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로 취준생들에게는 승리감과 함께 이력서를 한 줄 더 채울 수 있다는 든든한 자신감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장기적 인재양성을 목표로 해야=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인턴십 경험자를 우대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입사원 전형시 인턴십 경험자를 우대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86.5%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특히 ‘꼭 필요하다’고 절실함을 드러낸 응답자는 30.8%에 달했다.
이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어야 하는가’라고 물었더니 44.3%는 ‘입사 전형 과정에서 가산점 부여’를, 26.8%는 ‘서류전형 면제’를, 19.5%는 ‘정규직 전환’을 꼽았다.
한편, 현 인턴십 제도에 있어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턴십 제도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 41.1%가 이같이 답했다.
또 24.1%는 ‘실제 취업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고, 20.6%는 ‘보수의 안정성’을 첫 손에 꼽았다. 이밖에 ‘기업 문화를 체험하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11.9%)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1.6%)는 의견도 있었다.
이처럼 기업은 인턴제를 눈앞의 비용절감만을 위해 이용할 것이 아니라, 실무 경험을 통한 인재양성을 장기적 안목과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적 의무가 필요해 보인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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