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삼척은 2010 이광재 도지사가 당선될 때 두 곳 모두 이광재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주었고, 2011년 최문순 도지사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될 때 동해는 최문순 지사에게, 삼척은 여당의 엄기영 후보에게 조금 더 많은 표를 던졌다.
2010년 지사선거의 여야 표심은 47대 53, 2011년 표심은 49대51로 ‘MB정권의 실정론’이 불거진 이후 보수와 개혁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반반이라고 볼 수 있다.
동해, 삼척의 선거구가 분리돼 있을 때 삼척에서 민주당 장을병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곤, 신군부가 집권했던 1981년 이후 30년간 개혁 성향의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전통적인 보수지역이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보혁 반반’이라는 판도는 혁명에 가까운 큰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동해-삼척은 무소속의 전쟁이다. 보수 후보들의 난립은 이곳이 보수의 덧밭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한편으론 개혁진형 후보가 둘이나 양립한 것은 ‘변화조짐도 만만찮아 해 볼 만 하다’는 계산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공당의 정식 공천자 못지 않은 ‘스펙’의 후보가 전현직 국회의원 2명을 포함해 무려 4명이다. 정당의 정식 공천을 받은 후보는 투표일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확정된 새누리당 이이재 후보, 그리고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민주당이 무공천지역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야당 단일후보가 되다시피한 통합진보당 박응천 후보, 둘 뿐이다.
현재 판세는 현역인 최연희 무소속 후보와 민주당 간판으로 한달이상 선거운동을 해왔던 이화영 전 국회의원 등 두 명의 무소속이 선두권을 형성한다.
지리한 한나라당 후보 경선 끝에 뒤늦게 낙점된 이이재 새누리당 후보와 여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김형순, 박성덕 후보가 무소속으로서 ‘보수표’를 나눠갖게 된다.
보수성향의 후보는 넷, 개혁성향의 후보는 둘이므로, 일단 보수표만 적절히 분산되면, 이화영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선거판 전체가 ‘좀 더 나은 보수 후보 찾기’로 바뀔 경우 개혁진영은 선거판에서 아예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어느때보다 거세게 일면서 6명의 후보 모두 승리를 장담하는 상황이지만 , 세부 이슈로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지역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삼척원전 문제에서는 ‘유치 반대’가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충격과 고리 원전의 난맥상이 더욱 크게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찬성 입장을 표했거나,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던 후보들에 비해 줄곳 삼척원전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던 이화영 후보가 다소 유리하다.
지역내에서 ‘바꿔’라는 화두에 동의할 유권자는 70%가량 돼 보인다. 왜냐하면 조직력이 탄탄한 무소속 최연희 후보의 고정표가 30%가량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18대 총선때만 해도 최연희 대세론은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최 후보 진영도, 다른 후보도 안다. 지방 선거조직은 ‘바꿔’라는 말이 대세가 될 경우, 비슷한 성향의 후보 중에서 변화의 주체가 되는 곳으로 쉽게 이전되는 성격을 갖는다.
6명의 후보 중에서 하부조직의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어디일까. 일단 보수성향 표심 중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이이재 후보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최소 전체 유권자의 20%, 최대 30%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 역시 6인 경합 구도속에서 20%만 얻으면 가능성 있다고 느끼면서 안간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꽃놀이패가 된다면 모를까. 어느정도 보혁대결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동해 삼척에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온마음으로 변화를 주창하는 열혈 개혁세력은 얼마나 될까. 아마 2010년 이광재를, 2011년 최문순을 지지한 세력 중 80%가 열렬개혁세력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변화를 바라는 시민의 수, 이광재-최문순의 지지율 등을 종합해 보면, 이광재-박응천 두 후보를 합쳐 30~40%를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동해-삼척 선거가 6파전으로 진행될 경우 당선권은 35%선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근거이다. 이화영 후보가 민주당 공천 취소 하룻만에 ‘무소속 출마후 당선땐 민주당 복귀’를 내걸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 후보와 이 후보는 총선에 임박해 갑자기 검찰이 수사선상에 올린 점에 대해 황당해하면서 또다시 선거에 영향을 줄 만한 조치를 검찰이 감행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태세이다. 이들은 다른 선거구에서 당국이 여당 후보를 봐주는 사례를 들먹이면서 선거운동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이재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시 체육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 생활체육의 질을 높이는 등, 주민의 복리증진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표심훑기에 나섰다.
삼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49)는 “보수요? 그런 말 필요 읎아요. 맨날 이 모양 이 꼴인데, 머르요. 하이튼 엄청 열 받았으니 그래 아시와. 맨날 ‘쟈들이 잘해줄거니까 찍아주와’ 하지만 잘해주기는, 참내...”라면서 말을 잘 이어가지 못했다.
동해에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최모씨(45)는 “여전히 최연희 후보 얘기를 많이 하지만, 좋은 얘기 안좋은 얘기가 섞여 있고, 누굴 찍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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