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이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5대 민의원 보궐선거때 처음으로 당선된 인연 때문에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치고는 고(故) 이용삼 전 의원 등 개혁 성향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은 현재 강원도 내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유일하게 앞서가는 곳이다.

지금까지 세 번째 대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한 홍천-횡성의 새누리당 현직 황영철 후보와 민주당 전직의원 조일현 후보간의 네 번째 전쟁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철원-화천-양구-인제= 철원평야는 두루미 도래지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철원 개발은 늘 천연기념물 보호와 자연친화적 개발, 주민생활 증진을 위한 다른 접경지역의 규제완화 등 주장이 혼재돼 나타났다.

철원 5군단장, 양구 2사단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현역 한기호 후보의 우세를 양당 모두 인정하고 있다. 고향 출신으로서 고향에서 군 생활을 했던 한 후보는 군의 현실과 주민의 요구를 동시에 잘 아는 인물로 통한다. 현역 장군시절 한때 자신의 조치에 반대하는 법무관들을 ‘빨갱이’로 몰아부쳐 대북강경론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주민들에게 평화 정착과 통일경제특구 방안을 제시하면서 지지를 얻었던 인물이다. 그는 주민들의 애환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접경지역 발전을 위해 규제 완화 등을 적극 추진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분석결과 도내 국회의원 중 공약이행률이 25%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과 여당 소속이던 박세환 전 의원의 지지세력이 아직 한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 등은 부담으로 남아있다.

민주당 정 후보는 철원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잠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강원도로 낙향해 춘천-철원과 민주당 중앙당을 오가며 연구원 및 정책통으로 활동하던 실무형 테크노크라트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강원도당은 정 후보의 최종 경선상대였던 고위공직자 출신의 문석완 후보가 낙점받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정 후보로 낙점돼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다만 지난해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에 역전 당선했던 최문순 캠프의 교육특보를 지내면서 ‘뒤집기’ 승리의 노하우를 맛보았고, SNS를 통한 소통에 능하다는 점 때문에 그의 상승세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후보측은 2010년까지 같은 당 소속 이용삼 의원이 추진하던 중앙고속도로 철원 연장, 동서 고속철 인제 경유 등을 계속 이어갈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홍천-횡성= 16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의 유재규 후보가 황영철, 조일현 두 후보를 모두 제치고 당선됐지만, 노무현 전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던 17대엔 열린우리당 조일현 후보가 황후보를 42대41 박빙의 차이로 꺾고 무소속이던 유 후보를 3위로 밀어냈다. 18대 총선에서는 유후보가 황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황후보가 조후보를 49대41로 꺾었다.

황후보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는 등 중앙무대에서 ‘잘 나가는’ 이미지를 부각한데 비해, 조후보는 18대 총선 패배이후 특유의 대민 스킨십을 꾸준히 유지하며 밑바닥 표심 잡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치는 황-조 두 후보가 횡성에 비해 인구가 다소 많은 홍천출신이기 때문에 횡성의 표심을 누가 많이 얻어가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한 요인이다.

횡성 축산 농가에게는 한미 FTA의 보완 수정을 주장하는 정당에 손이 갈 가능성이 높지만, 새누리당 황 후보는 한미FTA에 반대표를 던진 여당 내 유일한 국회의원이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구릴 것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횡성 축산 농민들에게는 ‘용기있는 행동’으로 신선함을 줄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횡성 민심 잡기의 주요 변수 중 하나인 한미 FTA와 관련해 조 후보는 “황 후보가 반대표를 던졌다지만 비준 이후 중앙당 활동을 하면서 보인 행보는 정반대였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황 후보는 “조 후보가 17대 국회때 찬성하더니 ‘반대’입장으로 바꾼 이유부터 해명하라”고 반격하는 등 공방전을 벌였다.

국회가 17대에서 18대로 넘어가던 미묘한 시점에 예산안이 확정된 용문-홍천 간 철도사업을 둘러싸고, 조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홍천철도사업 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18대의원인 황 후보는 “17대 국회의원할 때 왜 집행 못했느냐”며 조 전의원을 겨냥했다.

지금 홍천-횡성의 후보들에게는 홍연대소(哄然大笑:큰 소리로 껄껄 웃음)할 겨를이 없다. 만약 새천년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전향했던 횡성 출신 유재규 의원이 출마한다면 여당후보가 상처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유 전의원의 실제 출마여부는 미지수이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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