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 “코스피는 계속 올라가는데 왜 내 종목만 떨어지는 거야!”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A씨는 지난주 며칠간 심경이 복잡했다. 2000선에서 곧 떨어질 것 같은 코스피는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빨간불’이 켜졌는데 자신이 투자한 종목들 상당수는 ‘파란불’이 켜지며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발행되는 보고서는 ‘오랜만에 찾아온 훈풍’이라는 말까지 섞어가며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활용하라고 하지만 코스피와 따로 노는 수익률에 A씨의 투자 고민은 깊어지기만 했다.
코스피 ‘빨간 불’에도 나홀로 ‘파란 불’을 달리는 투자자들에게 불만 섞인 한숨이 나오고 있다.
2000선 가뭄에 빠진 올해 주식 시장에서 모처럼 찾아온 상승 랠리에도 ‘차가운 냉기’를 뿜는 업종 때문에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종목들은 ‘제약’, ‘자동차부품’, ‘섬유 및 의복’ 업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며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일 때도 해당 업종에 속한 종목 상당수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3일 연속 하락한 종목은 총 68개로 ‘제약’(19개), ‘자동차부품’(8개), ‘섬유 및 의복’(7개) 순이다. 연속 하락한 종목들만 대상으로 수익률을 살펴보면 ‘제약’은 1.82%, ‘자동차부품’은 1.77% ‘섬유 및 의복’은 1.52% 하락했다.
왜 이 업종들은 코스피와 상반된 행보를 보인 것일까
전문가들은 해당 업종들이 시가총액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외국인의 직접적인 투자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주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은 매우 두드러진다. 이들의 순매수는 여전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현대모비스, 고려아연 등 대형주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물론 업종 자체의 시장 상황도 최근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은 과도한 PER(Price earning ratioㆍ주가수익비율)에 대한 부담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사 평균 PER이 42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코스피 상승을 좇아 주가 또한 올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 실적보다 연구ㆍ개발에 의한 기대로 주가가 형성되는 업종 특성상 이달 들어 ‘기술 수출’이 뜸한 것도 주가를 주춤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기술 수출’의 금액 역시 상반기 보령제약,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과 코스닥 업체들의 선전으로 약 6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오히려 줄어든 금액이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 점이 지적됐다.
만도의 경우 희망퇴직 관련 인건비가 약 17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지적되는 등 일회성 비용의 증가로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최근 원화가 다시 강세가 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135.00원을 기록한 것도 수출 업체인 자동차 업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돼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섬유 및 의복’은 미국 소비 수요 둔화로 인한 시장 축소가 지적됐다.
실제로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업체 대부분은 미국 수출과 연관성이 있는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한 베이지북(12개 연방준비은행의 경기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준비은행의 절반 가까이가 소매 판매가 감소하거나 혼조세를 보였다고 보고하면서 미국 소비 둔화로 인한 국내 기업의 시장 축소 가능성을 예고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섬유 및 의복은 특성상 판매가 확 늘지도 않고 확 줄지도 않는다”며 “미국 업체들과 동종 업체의 재고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과정이 지나면 반등의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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