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기관투자자를 통한 증권 시장 사수는 나의 카드로, 필요시 꺼내들겠다”(김석동 금융위원장) “기관투자자 수가 적은 것이 외국인에게 끌려가는 장을 만든 것 아닌가 판단한다”(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

지난 28일과 23일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이 한 목소리를 냈다. 코스피가 외국인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면서 우리 시장의 방어세력으로 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장기 운용이 이뤄지는 연기금이 급락시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외인 매도세로 코스피가 고꾸라진 2일부터 28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의 역할은 미미했다. 외인들이 이 기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3조9714억원을 팔면서 연초 코스피 상승분을 고스란히 앗아갈 동안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2891억원에 불과했다. 투신(9112억원)과 개인(2조 6295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연기금은 외인에 의한 증시 급락시 방어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

업계는 우선 연기금의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원금 보장’에 얽매여 증시 투자 비중을 한정하다보니, 수익률이 낮고 이에 국내 증시 방어세력으로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앞서 김석동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2.5% 수준인 연기금의 국내 증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의 3분의 1에서 더 줄이기 위해 개인과 기관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연기금의 장기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연기금은 장기적으로 펀더멘탈을 보고 투자해야하는데, 국내 운용자들이 단기 평가를 받다보니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라며 “기관투자자 비중(13%)이 미국(70%)이나 일본(50%)에 비해 작은데다 연기금 운용이 단기 성과로 판단되면서 장기투자로 흘러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이달들어 28일까지 하락장에서 기관계 자금 순매수 규모는 1조 3585억원으로 외국인 매도세의 30%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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