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초반 사시ㆍ행시 패스 ‘출세 가도’…인성에 결국 구멍

-승승장구 기간 동안에 인사검증 시스템 사실상 ‘무용지물’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 17일 전격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49ㆍ사법연수원 21기ㆍ사진)은 대한민국 엘리트들이 모인 검사 집단 가운데서도 최고 인재로 꼽혀왔다. 하지만 그가 승승장구 하는 동안 조직 내부에서는 별다른 경고등 한번 켜진 적이 없어 인사검증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대 법대 3학년 시절 사법시험에 합격한 진 검사장은 4학년인 이듬해 행정고시에도 합격했다. 법조계에서는 대학재학 중인 20대 초ㆍ중반에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소년급제’라고 비유한다. 진 검사장의 경우 ‘양과 소년급제’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공군법무관으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모든 검사가 선망하는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 초임지 발령을 받았다. 연수원 21기 검사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임관 성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에는 공직자 해외연수를 활용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수료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어 2004년에는 서울대 법대에서 헌법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검사 생활에서도 법무부 검찰국의 국제형사과장, 형사기획과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등 일선 검사들이 선망하는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정권이 바뀌는 기간에도 그의 출세가도는 변함없었다.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를 한 것을 비롯해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검사의 꽃’ 검사장으로 승진해 핵심 보직 중 하나인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작년 김현웅 법무부 장관 지명 당시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진 ‘주식 대박’ 사건이 일어난 시기는 그가 법무부 검찰국에서 근무하던 2005년이었다. 당시 넥슨 창업주이자 대학교 친구인 김정주(48) NXC 대표에게서 4억여원 상당의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사실상 공짜로 받았다.

진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부터 2010년의 경우 한진그룹 계열사를 통해 자신의 처남이 운영하는 청소 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외압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된 시점이다. 그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탈세 의혹 내사를 빌미로 이같은 요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진 검사장이) 범죄자를 잡으라고 부여받은 막강한 권한을 사실상 자신의 사익을 채우기 위해 악용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특임검사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국민 앞에 낱낱이 드러내 자정과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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