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 울산도 어렵다는데…” 쓴소리 토해낸 회장들
글로벌 위기겹쳐 경영환경 최악 “反시장정책 더이상 방관 못해” 票퓰리즘 복지위한 법인세 인상 국제흐름 역행·기업경쟁력 악화 정치성향 하투 기업생존 위협 대선정국 겨냥 “할 말 하겠다”
대개 재계단체 회장단 회의는 화기애애하다. 시작부터 덕담이 오간다. 때론 박장대소 풍경도 벌어진다.
하지만 28일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는 달랐다. 숙연했고, 뭔가 비장함도 엿보였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세, 예고된 하투(夏鬪), 해답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최악의 경영상황과 맞물려 ‘웃음’은 거의 없었다.
이날 회장단 회의는 손경식 서울상의 회장이 연임된 후 처음 모인 것.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억조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등 서울지역을 대표하는 기업 수장들이 모인 자리로, 상견례 덕담이 줄을 이을 법도 했지만 회장단 얼굴 빛은 차분했다.
김명섭 기자 msiron@ 2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회장단 회의에서 손경식 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2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회장단 회의에서 손경식 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손경식 회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상의는 이날 정치권의 무차별 기업규제 움직임과 노동계의 파업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m
▶재계 “할 말 하겠다”=손 회장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최근 최악의 경제현황에 대한 고민을 내놨다. 그는 “포항ㆍ울산이면 굉장히 부자 동네인데 거기도 어렵다 하니 경제가 참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회장단은 여야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 “기업의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경제가 우리경제의 원동력인데 규제가 강화되면 성장동력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구제와 조정을 늘리는 정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심성 복지 공약과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율 인상 움직임에 대해서는 “법인세 증세는 국제흐름에 역행하고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오히려 세수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권이 19대 국회 임기 시작과 함께 비정규직법 등 노동법안을 제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는 기업 부담을 늘리고 일자리를 축소할 뿐”이라며 “일자리 확대와 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동유연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 관계자는 이 같은 회장단 분위기와 관련해 “경제계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정부정책 등에 적극 협조해 왔는데, 최근 기업환경이 너무 어려워지면서 조심스럽지만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회장단 회의에 팽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의의 기업규제 정책에 대한 견제는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14만 회원사의 결집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현장 혼란 야기 불법파업, 안 된다”=회장단은 이날 민주노총의 경고파업, 화물연대ㆍ건설노조 파업에 대해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근로조건 개선과 상관없이 정치적 냄새가 짙은 파업은 기업 생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묻어나왔다.
재계단체는 그동안 파업과 관련해 자제를 촉구하는 멘트를 내 왔지만, 이처럼 회장단이 모여 중단을 요구하는 공식 메시지를 던진 것은 상의가 처음이다.
회장단은 “국내외 경기가 어려운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는 수출 등 산업물류에 큰 지장을 줘 경제회복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 의지를 꺾는 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이해당사자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를 기점으로 28일 경고파업 집회를, 8월 28일에는 비정규직폐지, 정리해고 금지, 노동법 전면 재개정을 내세운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노동계의 하투(夏鬪) 조짐은 불법파업의 소지가 클 뿐 아니라 산업현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영상ㆍ홍승완 기자> /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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