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임대차 유형이 기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었을 때, 임차인에게 주어지는 주거비 부담이 서울과 경기보다 지방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월세화(化)가 개별 가구의 주거비에 더 부담이 된다는 인식은 있었으나, 이걸 지수로 정리하는 작업은 처음 진행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20일 강남구 서울사무소에서 ‘2016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채미옥 부동산연구원장은 현재 연구 중인 전월세전환에 따른 임대료부담지수를 소개했다.

감정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월세 확정일자 신고가 이뤄진 총 305만건의 거래사례를 토대로 수도권과 비수도권별 지수화 작업을 진행했다. 임대료부담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세에서 월세 전환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이 작업의 결과로 나온 그래프를 보면, 2011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월세전환에 따른 임대료 부담지수는 공히 120~125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격차(gap)가 벌어졌다. 비수도권 지수는 월별로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완만하게 우상향하며 지난해엔 130~140 사이로 올랐으나, 수도권은 지난해까지도 줄곧 120~125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런 추세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 높다는 것을 드러낸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수도권 6.3%, 지방은 8.0%이었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부연구위원은 “통상 2010년 이후부터 저금리 등의 영향을 받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각 지역별 특성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시장에서 체감하는 월세 전환에 따른 임대료 부담을 시점마다 지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감정원은 현재 크게 수도권-비수도권으로만 나뉜 임대료부담지수를 앞으로 세부지역별로도 산출할 계획이다. 신뢰성 있는 지수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각 지역별로 전세→월세 거래사례가 충분히 나와야 하는데, 월세화가 지속된다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는 게 감정원 측의 판단이다.

채미옥 원장은 “아직은 시범생산한 것”이라며 “좀더 다듬는 작업을 거친 뒤 국토부에 이 통계를 정식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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