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비즈니스(Le business de la censure)

스위스 작가이자 1973년 최고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던 자크 슈섹스(Jacques Chessex)의 유작(遺作)이 지난 1월 6일부터 스위스 서점에 선보였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장식띠를 두른 이 책은 셀로판으로 싸여 있다. 검열 때문일까 아니면 광고효과를 노린 것일까.

‘사드 씨의 마지막 두개골’은 사드 후작이 광인들과 더불어 11년간이나 샤랑통 감옥에 투옥되어 지냈던 마지막 6개월을 그려낸 작품이다. 사드의 사망 날짜는 1814년 12월 2일로 74세 나이에 숨을 거뒀다. 어떤 종교적 상징물로 자신의 무덤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사드는 유언을 남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십자가 아래 묻혔다.

4년 후 무덤은 완전히 개조된다. 사람들이 1818년 사드의 무덤을 다시 개봉했고, 그의 두개골은 의사인 라몬(Ramon)의 수중에 들어갔다. 라몬은 사드가 임종할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켰던 젊은 의사였다. 라몬은 새로운 과학인 골상학 관련 용어로 사드의 두개골을 관찰하고, 무게를 재며, 칭송했다.

“두개(頭蓋)의 아름다운 발달(접신론?친절 등과 관련), 뒤쪽과 귀 위쪽의 과장된 돌출 지점(호전성과 관련을 맺고 있다), 적당한 크기의 소뇌, 한 유양돌기에서 다른 유양돌기까지의 먼 거리(육체적 사랑을 나눌 시의 흥분과 관련된 부분).

그의 두개골은 모든 점에서 교회 대부의 두개골에 유사했다.”(의사 라몬, ‘사드 후작에 대한 메모’, 모리스 르베(Maurice Lever)가 저서 ‘사드’(1991?파야르출판사) 속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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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몬이 두개골 검사를 보다 심층적으로 실시하려고 했을 때 의사 스푸르츠하임(Spurzheim)의 방문을 받았다. 스푸르츠하임은 라몬만큼이나 두개골 연구에 광적으로 몰두한 학자였다.

그는 사드의 두개골을 ‘빌린’ 후 그걸 반납하지 않는다. 두개골의 복제판(혹은 원본?)은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었는데, 각 두개골에는 불안한 내용의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어떤 두개골은 사드 후작의 초상화가 불태워진 엑상프로방스 시장 광장을 저주하고, 다른 두개골은 스푸르츠하임의 조수가 자신의 정부(情婦)를 채찍으로 사망케 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였다.

‘강장제’ 가루로 변한 사드 두개골을 약간 삼킨 후 그랬다는 것이다. 또 다른 두개골은 1920년께 툴롱 소년원에서 발견되었다. 칠흑 같은 방에 임신한 여성들을 가두었는데, 그 속에서 소녀들은 저주의 두개골을 봐야 했다. 자연스럽게 낙태가 이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저주가 서린 이 유물을 찾아 나서며 자크 슈섹스는 사드와 그의 사라진 두개골을 둘러싼 기이하고도 어두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소설은 사드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묘사가 노골적이다. 그라세출판사의 출판물을 스위스에서 판매하는 책임을 맡은 배급회사 디퓌리브르(Diffulivre)는 하드 포르노그래피처럼 책을 팔기로 결정한다. 프랑스에서는 ‘누벨 옵세르바퇴르’지의 제롬 가르생(Jérome Garcin)이 이런 방식이 추잡하다고 지적하면서 스위스가 슈섹스 작품을 검열했다고 비난했다. “가엾은 스위스가 미쳐버렸다. 중세 때처럼 이단자를 처벌하기 위해 공공 광장에서 장작더미에 또 불을 붙일 것인가? 분서(焚書)는 언제 시작할까?”

반면 스위스의 저널리스트는 마케팅 전략을 비난했다. 디퓌리브르 판매국장인 프레데릭 오뷔르탱은 이벤트를 만들어냈다는 비난을 받았다. 매스미디어의 관심을 끌려는 능수능란한 작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스위스의 그 어떤 법률도 배급업자에게 예술작품을 셀로판 속에 넣도록 강요할 수 없다.

스위스 로망드 라디오는 지난 20일 수요일 ‘바빌론’이라는 프로를 통해 ‘누가 포르노를 두려워하는가?’란 제목으로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프로의 초대자 중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포르노그래피라 규정할 수 있는 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장사 수단을 통해 이런저런 책을 포르노로 비난받도록 만드는 데 성공하지요. 소설을 성인용 제품으로 변모시키는 행위가 바로 포르노입니다.”

작가이자 예술사가, 철학자이기도 한 미셸 테보즈(Michel Thévoz)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 일화를 들려준다. 1950년대 랑스(Lans) 시의 한 교사가 자신의 학생들에게 5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사르트르의 소설 ‘벽’을 읽게 하려 했다.

소설 중 하나는 무기력하고도 성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에 대해(에로스트라트), 다른 하나는 남색가를 그린 작품(어느 지도자의 유년시절)이다. 교사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학생 한명이 책을 집으로 가져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학생의 아버지가 우연히 책을 든 후 책장을 넘기다가 ‘뜨거운’ 페이지에 그의 시선이 멈춘다. 도덕적인 분노로 무장하고 아버지는 이 추문을 학교장에게 고발하며, 교장은 교사를 해고시켜버린다. 사르트르는 이 에피소드를 ‘르몽드’ 지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랑스 시에서 작품 ‘벽’이 포르노 작품으로 소문이 나 엄청나게 팔린다는 사실 역시 언급하고 있다.

미셸 테보즈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도덕과 이윤은 서로 협조하면서 전진합니다. ‘성인용’이라는 야비한 스티커를 붙이면서 책의 판매부수를 분명히 늘릴 수 있겠지요. 마르크스도 이 사실에 대해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포르노그래피는 이윤의 법칙의 성적 변이입니다. 포르노그래피는 섹슈얼리티의 세계에 적용된 자본주의지요.”

자크 슈섹스의 ‘사드 씨의 마지막 두개골(Le Dernier crâne de M. de Sade)’은 그라세(Grasset) 출판사가 출간했다. 일러스트레이션은 탁월한 만화가인 자비에르 뒤베(Xavier Duvet)의 작품이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