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 의료기관 내 한의과는 단 2곳…美 유명 암센터, 활발한 협진 치료 중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 15일부터 전국 13개 의료기관에서 의ㆍ한 협진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진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협진 체계가 열악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특히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기본인프라가 더욱 열악해 협진 체계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립 의료기관에 한의과 단 2곳=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동양의학 인재를 보유했다고 자부하는 국내에서는 암치료를 위한 의ㆍ한 협진을 하는 의료기관이 전무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와 서울대병원 등에는 한의과가 존재하지 않으며, 국립 의료기관 중 한의과가 설치된 곳은 전국에 국립의료원과 부산대병원 등 단 2곳 뿐이다.
국내 인프라는 열악하지만, 암치료 시 의ㆍ한 협진의 효과는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소세포폐암환자에 대해서 의ㆍ한 치료 병행 시 환자생존율이 증가하고 항암치료에 따른 피부 및 소화기계 부작용이 감소한다(J Integr Med. 2014년)”, “진행 간세포함 환자 288례를 분석한 결과 한약투여와 간암환자의 생존기간 사이에 유의한 상관성이 있다(Nature 자매지 Scientific Reports. 2016년)” 등 많은 국제적인 학술논문과 연구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실시와 관련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의ㆍ한 협진 제도는 2010년도에 도입됐으나, 그간 병원의 협진 참여율이 4.6%로 낮은 가운데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협진절차는 복잡한데 비해 건강보험 적용은 오히려 제한되는 등 경제적 유인은 없어 협진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이범 시범사업을 통해) 의ㆍ한 협진 진료 중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것 찾아내 활성화 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고도 의료계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번 시범사업 발표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한의사들이 협진을 핑계로 현대의료기기를 쓰려는 수순”, “임상적 치료효과가 불분명한 한의의료행위에 건보재정을 투여해 한의 몸집부터 키우겠다는 지극히 위험한 정책”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학 선진국인 미국 사례 보니=미국 암치료는 이미 활발한 협진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암치료에 있어 내로라하는 의료기관들은 의ㆍ한 협진을 통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존스 홉킨스병원과 엠디 앤더슨 암센터, 하버드의과대학 부속병원인 다나 파버 암연구소,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주요 암센터들이 의ㆍ한 협진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게리 덩 박사는 “침술 등 한의학의 효과를 본 환자들의 80% 정도가 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센터를 찾고 있다”며 “전체 환자의 80% 가량은 한ㆍ양방 협진에 만족해하고 있다”고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한ㆍ양방 협진은 양의사나 한의사의 이익문제로 바라볼 일이 아니라 국민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라며 “세계적으로 서양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한ㆍ양방 협진으로 뛰어넘으려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복지부가 추진하는 이번 시범사업 역시 그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대로 가다간 5년, 10년 뒤에 한국의 암환자가 한ㆍ양방 협진 치료를 받기 위해 미국에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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