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편파판정 … 런던에 ‘올림픽’ 은 없다

수영 박태환·유도 조준호 이어 또 펜싱 신아람-獨 하이데만 戰 시계는 1초 실제는 1.17초 걸려 신아람 분패…관중들도 야유

시계가 거짓말처럼 1초에 멎었다. 상대의 칼 끝이 신아람의 허를 찌르고서야 시간이 흘렀다. 망연자실한 신아람은 자신의 땀으로 얼룩진 피스트에서 눈물을 흘렸다. 억울하게 흐르는 눈물은 1시간도 짧았다. 그렇게 앉아 부당한 판정에 항의했지만 승부는 바뀌지 않았다. 신아람은 “억울하다, 내가 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아람에겐 자신이 알고 있던 펜싱이 아니었고, 런던올림픽은 우리가 알고 있던 올림픽이 아니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오심판정에 다시 한 번 울었다. 31일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 출전한 신아람이 1초를 남기고 멈춘 시계 때문에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상대로 연장전 마지막 1초 전까지 5-5로 비긴 신아람은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경기 전 어드밴티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광판의 ‘1초’는 더 이상 흐르지 않았고 하이데만은 무려 네 번의 공격 만에 포인트를 얻었다. 포인트를 얻은 네 번째 공격은 명백히 1초 후였다. 신아람이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고 오른 3~4위전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심판진을 소개하자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심판을 존중해 달라”는 당부에는 코웃음을 쳤다. 29일 조준호가 출전했던 유도 경기장에선 일본 언론의 표현대로 ‘바보 심판’들이 바로 직전에 들었던 청기를 백기로 바꿔드는 ‘촌극’을 연출했다. 펜싱에선 비디오 재판독을 요구하는 대한민국 코치진에게 심판진은 “경기 종료는 경기장 화면에 나오는 시간을 보고 심판이 결정한다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대답했지만, 유도장에선 경기장 내 심판이 아닌 바깥의 심판위원장이 승부를 뒤집었다.

기원전 고대 올림픽. 당시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전쟁 중이라도 올림픽 기간에는 휴전했다. 올림픽은 자체가 평화를 상징할 뿐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참가자의 실력을 겨루는 축제이기에, 강한 나라가 국력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를 겁박해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근대 올림픽은 이 같은 옛사람들의 정신을 되살리고 있지 못하다. 국력이 변수가 되고, 강대국이나 부국의 이해가 승부를 바꾸기도 하며, 스포츠계 권력의 맹목적인 권위가 ‘오판’을 낳기도 한다.

매일 판정 시비가 엇갈리는 올해 런던은 최악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연일 부당한 판정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28일(이하 한국시간)엔 박태환(수영)이 실격 처리됐다가 번복되는 사태로 피해를 입었고, 조준호와 신아람도 “스포츠 사상 희대의 판정”으로 승리를 도둑맞았다. 그래도 박태환은 은메달을 두 개나 땄고, 조준호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신아람은 마지막까지 피스트에 올랐다. 그들은 묻는다. 올림픽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신상윤 기자> /k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