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 미디어(hyper media)와 디지털 정보기술의 발전과 결합으로 나타난 새로운 정치체제가 전자민주주의(Cybercracy)다. 시발점은 보통 2002년 영국으로 본다. 당시 리버풀과 셰필드 시 지방선거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디지털TV를 투표에 활용했다. 흰 천막 속에 들어가 투표하는 고전적 방식 이외에 투표 수단이 다양화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3% 정도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요즘 전자민주주의의 대표주자는 뭐니 뭐니해도 모바일 투표다. 우리나라에서 국민적 관심을 끈 것은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당시 일반선거인단 지역투표의 평균 투표율은 16.2%에 불과했다. 모바일 투표율은 무려 75%였다. 아무 재미없던 경선에 기름이 부어진 격이었다. 모바일 투표는 경비를 줄이고 참여를 늘리는 세계 최초(대선 관련 선거)의 IT 선거혁명으로 미화됐다. 2002년 처음 도입됐던 국민참여 경선제에 이은 히트상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점도 지적됐다. 비밀투표, 직접투표의 선거 정신에 위배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무수히 터져 나왔다. 인위적 동원이나 대포폰 등을 통한 대리투표의 가능성도 계속 지적됐다. 차떼기 동원사례를 빗댄 폰떼기 콜떼기라는 용어도 이미 이때 나왔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를 경선의 국민 브랜드로 자화자찬하기에 여념이 없던 사람들에겐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투표 부정천국이 됐다. 통합진보당이 그 분수령이었다. 세계 최고의 IT모바일 기술의 결합이 아무데서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 셈이다. 저개발국 수준의 정치발전이 먼저라는 걸 오늘날 모바일 투표가 보여준다.
권용국 부국장겸 선임기자/k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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