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때 유리한 고지 선점하려던 계획 수포 되레 박근혜·안철수 반사이익 우려

오픈프라이머리에도 심대한 타격 흥행 실패·당내 분열 ‘이중고’ 위기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초장부터 파행을 거듭하면서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으로서는 통합진보당 사태와 ‘안철수 현상’에 이은 세 번째 ‘대형악재’인 셈이다.

경선흥행을 통해 ‘안철수 현상’을 극복하거나, 또는 단일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보려던 소박한 목표조차 흐지부지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반사이익’을 얻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온다.

27일 민주당 지도부는 “불공정성은 없었다”면서 경선 파문의 조기진화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좀 더 매끄럽게 경선이 추진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경선 파문으로 대선 정국을 앞두고 타격을 입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파문과 이후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갈등으로 야권연대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안철수 현상과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이미 결정된 박 후보의 대선 행보와 맞물리면서 향후 민주당의 계획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파문은 상대방 후보와 상대 정당에 있어서 중대한 실책으로 국민에게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박 후보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직접적 이익이 예상된다”면서 “민주당보다 새누리당 정당의 지지율이 반사적으로 올라가게 되면 박 후보 자체에 대한 지지율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안 원장도 기성정당의 기본적인 국민에 대한 불신이 자기 출마의 기본 논거였다. 이번 경선 파문으로 안 원장 출마의 정당성만 더 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웠던 모바일 투표와 오픈 프라이머리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경선은) 조직동원ㆍ역선택 등 오픈프라이머리 문제 있었고, 상당수의 무효표가 있으면 민심왜곡이고 부정투표 시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경선에서 혹독한 비판을 한 만큼의 같은 잣대로 (이번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파문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강조해 왔던 대선주자 간 치열한 경쟁과 ‘경선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또한 비문(문재인) 주자들은 정세균 후보 측을 제외하고 TV토론회 불참을 강력 시사하는 등 지도부와 갈등의 골만 깊어진 상황이다.

만약 경선이 원래대로 진행되더라도 경선 이후 갈등의 봉합 과정에서 또 한 번의 갈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불만만 높일 수 있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행정학)는 KBS에 출연,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민주당 경선이 안 원장의 움직임에 가려서 전혀 보이지 않게 됐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보이게 됐다고 말하면 역설일 것이다. 국민들 눈에 많이 띄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