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무상보육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현재의 영ㆍ유아원 시설 위주의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부모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무상보육정책이 멀쩡하게 집에서 아이를 키우던 부모들까지 너도나도 보육비를 받겠다고 영ㆍ유아원 문을 두드리게 하는 ‘도덕적 해이’ 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집ㆍ유치원 등 보육시설 이용료를 지원하는 지금의 무상보육 방식 대신 아동수당제 등을 도입해 부모를 통해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0~2세 아동 수는 78만명(이용률 56%)으로 지난해 65만명보다 13만명이나 늘어났다. 0~2세는 소득에 상관없이 전 계층에 기관보육료를 지원하는 반면, 양육수당은 소득하위 15%만 지원하다 보니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를 어린이 집에 보내지 않으면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

이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떠밀듯이 보육시설로 보내고 있다. 이로 인해 재정은 고갈됐다. 무상보육 확대 시행을 놓고, ‘복지 포퓰리즘’의 대표 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무상보육 예산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힘겨루기도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보육대란을 피하기 위해 영·유아 보육료를 지원하는 예산 가운데 모자라는 6639억원 중 4351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지만, “부족 예산 전액을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일부 지자체의 반대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현 보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모선택권 제한’을 꼽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 서문희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한 공개토론회에서 “현재의 보육 정책은 부모들을 한 길로 갈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고, 선택권을 제한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인경 박사는 “부모에게 시설보육과 가정양육의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정양육과 시설보육 중 상황에 맞게 부모가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선택한 방식 안에서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정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용민 차일드케어그룹 대표는 “지금과 같은 재정부담의 상황에서 정부가 굳이 값비싼 시설 보육 지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아동수당 제도 등을 통해 시설을 통한 지원에서 부모를 통한 지원으로 무상보육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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