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감사의 선물을 하고 싶은 한정혁 씨(35). 더욱이 올해는 결혼하고 처음 맞은 어버이날인 탓에 한씨의 이번 5월은 더 특별하기만 하다. 요즘 TV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보청기’를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보청기를 올바르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보청기는 최근 이명완화와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자녀들의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선물품목 상위권에 속한다. 보청기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디자인과 가격이 맞는다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이 아니다. 부모님께 보청기를 선물하려한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 보청기 착용 전 정확한 ‘귀 검사’가 우선
부모님께 보청기를 선물하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이비인후과를 찾아 부모님의 귀 상태부터 확인하자. 난청은 노화뿐 아니라 중이염 등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귀에 대한 정밀검사를 통해 난청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청각검사 및 귀 상태에 대한 사전검사 없이 단순히 소리만을 증폭시키는 기기를 귀에 무턱대고 사용하면 청력이 더 손상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즉 아무 보청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리가 잘 들리는 것은 아니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난청의 원인은 다양하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보청기를 착용시켜드리는 것은 오히려 귀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난청의 원인이 무엇인지, 보청기 착용이 필요한지, 착용 후 청력교정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검사와 세심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브랜드, 가격보다는 ‘내 귀에 딱 맞는’ 보청기로 선택
청력정밀검사와 평가 및 상담을 거친 후 보청기를 통한 청력교정 효과가 어느 정도 측정 돼 보청기가 필요하다는 처방이 나오면 보청기를 맞추게 된다. 이때 청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귀 상태에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 소음 속 문장 인지도, 큰 소리 민감도, 울림에 대한 민감도를 분석해야 한다.
개인별 난청 특성을 확인하지 않고 남이 착용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서 쓰면 두통이나 이명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일부에서는 돌발성이나 소음성 난청, 중이염, 외이도염, 고막염까지 생긴다. 유명 브랜드나 가격이 비싼 제품이라 해도 소리나 기능이 귀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보청기를 선택할 때는 철저히 내 귀에 잘 맞는 실용성과 편안함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보청기는 형태, 채널사양 등 종류가 다양하므로 기능과 제품사양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첫 착용 시 적응 훈련 3~6개월 걸려
난청에 대한 원인판명 및 보청기 처방이 잘 이루어진후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경우라면 보청기에 익숙해지도록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청기를 착용했다 해서 소리가 예전처럼 들리는 것은 아니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여러 가지 못 듣던 소리들을 들을 수 있게 되어 만족감을 느끼는 한편 소리를 듣지 못했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잡음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오래된 난청환자가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후 가장 먼저 보이는 반응은 갑자기 들리는 큰 소리에 당황하고 혼란을 느끼는 것. 이런 현상은 자신의 청력상태에 최적화된 보청기 처방을 받고 나서도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 계속된다. 이후에는 보청기를 통해 다시 들리게 된 생활소음 속에서도 상대방의 말소리를 정확하게 골라 듣는 능력이 생긴다.
뇌가 보청기를 통해 전달받는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데도 얼마간의 적응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보청기가 귀를 막기 때문에 본인의 목소리가 울려 들릴 수도 있지만 힘들더라도 하루 3∼8시간 보청기를 착용해 그 소리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면 적응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보청기 착용으로 끝? 정기적인 검사와 기기점검 해야
갑자기 많은 소리자극을 받게 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일어날 수 있다. 첫 착용 후 적응기간은 보통 두세 달로 잡는데 그 동안 1~2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검사 및 기기점검을 받는 게 좋다. 보청기는 다양한 주파수 중 환자가 나빠진 음역대 부분만 선택적으로 잘 들릴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하는데, 환자가 임의로 모든 소리를 키우면 잘 들리는 다른 주파수도 같이 올라가게 돼 소리를 듣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청력의 변화가 왔을 때 이비인후과적인 진료가 선행되지 않고, 단순히 보청기 기기 조절에만 연연하면 오히려 보청기 착용 후에 청력이 개선될 수 있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따라서 보청기 착용 후에도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와 청력검사를 통한 청각상태의 확인 및 보청기 기기 관리가 중요하다.
보청기 사용 후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①갑자기 소리가 안 들리거나 작아졌다 ②소리만 크고 말소리가 또렷이 안 들린다 ③주변 잡음만 크게 들린다 ④소리가 울려 불편하다 ⑤귀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 ⑥보청기에서 ‘삑’ 하는 기계음이 들린다 ⑦이명, 어지럼증, 두통이 있다.
소리 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떨어지는 청력을 보완하고 교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보청기“라며 “보청기 착용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이식형 보청기 및 하이브리드 임플란트 혹은 인공와우 이식술 등 다양한 청력재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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