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6회> 사랑을 위한 의식 (4)
글 채희문 | 그림 유현숙
신희영은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꼈다. 연일 계속되는 충격 때문이었다. 아직 법적인 남편 유민 회장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충격의 신호탄이었다. 핵심 기업인 ‘유민제련’이 도산될 경우 줄줄줄줄… 계열사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지분으로 체인처럼 엮인 지배구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으휴!”
그러니 한숨을 내쉴 밖에.
두 번째로 이어진 충격은 소송중인 이혼심판이 또다시 3개월간이나 연기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나마 유민 회장의 재산이 어느 정도라도 남아있을 때 이혼을 성사시켜야 할 텐데… 이러다간 알거지가 된 후에야 이혼하라는 판결을 얻어낼 듯싶었다.
“으이휴우~”
그러니 한숨이 길어질 밖에.
세 번째 맞닥뜨린 충격은 외동딸 유한솜의 일탈이었다. 한솜이는… 그 망할 계집애는 하필이면 원수 집안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다며 일종의 가출을 한 상태였다. 베트남 크루즈 선 위에서 행패부리다가 바닷물에 빠진 것을 빌미로 남편을 고소, 고발한 집안이었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게다가 장차 둘이 결혼이라도 하게 될 경우 시아버지 자리가 될 사람은 반신불수의 환자였다.
“그 새파란 년이 반신불수 노인네 휠체어나 밀고 다니다니… 에이휴우!”
그러니 맛이 간 여자처럼 혼잣말을 중얼대며 한숨이나 보탤 수밖에.
네 번째로 이어진 충격은 남편과 이혼 한 뒤에 여생의 반려자로 믿고 지내려 했던 강준호 프로의 배신이었다. 원래 강준호는 유민 일가에 잠입해 들어와서 가급적 집안을 망쳐놓으려고 작심했던 인물이니… 유민 가문의 패가야말로 고소하기가 참기름 맛이었다.
그러나 겉으로만 약은 척, 아둔하기 그지없는 신희영으로서는 천하의 샛서방을 놓친 셈이니 밤마다 아드득! 이를 갈아도 속이 풀리지 않을 정도였다.
“에이휴우~ 내 팔자야.”
그러니 오뉴월 쇠불알처럼 길게 늘어진 한숨 뒤에 급기야는 팔자소관을 탓할 밖에.
그러던 와중에 드디어 오늘, 유일하게 곁에 남아줄 것이라 믿었던 아들 유호성에게도 뒤통수를 맞게 되었다는 말이다.
“뭐라고? 이 녀석아. 쫄딱 망한 유민그룹에 소속된 것보다 거성그룹으로 팔려 간 것이 백번 잘한 일이라고?”
“지나가는 개를 잡고 물어보세요. 어떻게 하는 게 잘한 짓인지. 그래도 우리 강유리 선수가 실력이 출중하니까 거성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 온 거예요. 그렇지 않고야 누가 유민그룹의 찌꺼기를 걷어가겠어요?”
“뭐라고? 너 이 녀석, 다시 한 번 지껄여 볼래?”
“강유리 선수 아니면 누가 유민그룹의 찌꺼기를 걷어가냐고요?”
“아이고오~ 이 년의 팔자야. 아이고오~ 엄마!”
그러니 다 늙은 여자가 더욱 더 늙은 제 엄마를 찾을 수밖에. 물론 그럴 때 내뱉는 한숨이야말로 땅이 꺼질 정도였다.
유호성은 아직도 강유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는 강유리와 헤어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서운해 하는 모양이었는데,
그러나 거성에서 진정 노리는 자는 유호성이었으니… 세상일은 예단할 수 없었다.
그러나 거성에서 진정 노리는 자는 유호성이었으니… 세상일은 예단할 수 없었다.
<계속>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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