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시진핑(習近平)을 핵심으로 하는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이양 작업이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군 최고 통수권자인 중앙군사위 주석직 승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처럼 중국에서 군은 권력의 핵심이다. 역대 지도자들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시 부주석이 이번에 후진타오(胡錦濤)로부터 군사위 주석 직까지 넘겨 받는다면 장쩌민(江澤民)이나 후진타오 전 주석보다 오히려 정권 장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시 부주석은 5세대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유일하게 군 경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그는 두 전임자들과 달리 달리 군부와 오랜 밀착관계를 갖고 있다. 시진핑 시대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軍, “시진핑은 우리 사람”=중국의 군부에는 태자당(공산당 원로 자제)이 큰 영향력을 미친다. 그런만큼 전형적인 태자당 출신인 시진핑과 친분이 있는 군부 인사가 적지 않다. 우선 부총리까이 오른 아버지 시중쉰(習仲勳ㆍ1913∼2002)이 서북지역 혁명을 이끈 군사 지도자였다. 중국 정계에서 성공하려면 군부와 인맥을 쌓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스펙 쌓아주기’에 따라 시 부주석은 군에서 사회 초년생활을 시작했다.

1970년대 말 칭화대 졸업 후 아버지의 소개로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에서 국방부장을 지낸 겅뱌오의 비서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그는 군대의 운영 시스템을 파악하고 군 내에 인맥을 구축했다.

군과의 끈끈한 관계는 이후 지방정부 수장시절까지도 이어진다. 1983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 때 그는 무장부대 제1 정치위원을 겸직했다. 또 대만과 대치하는 푸젠(福建)성에서는 닝더(寧德)군구(軍區) 당위원회 제1서기, 푸저우(福州)군분구 제1서기를 겸하며 군에서 발을 빼지 않았다. 시진핑은 군의 야영지에서 병사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식량과 물자를 보급하며 군 막사를 수선하는 등 병영업무를 체험했다. 푸젠 성 당 부서기와 대리 성장시절에는 중국 7대 군구의 하나인 난징(南京)군구 국방동원위원회 부주임도 맡았다.

특히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의 결혼은 그와 군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줬다. 중국에서 유명한 국민가수인 펑리위안은 중국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 소속(소장)으로 군부대에 막강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ㆍ중정책기금회 왕지 이사장은 “군대와의 관계, 집안배경 등은 장쩌민이나 후진타오에게 없는 것”이라면서 “군대가 그를 한 집안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말은 그와 군의 특별한 관계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진핑의 군 배경, 외교관계에 군 영향력=군부와의 강한 인맥은 앞으로 시진핑이 정치적 실권을 장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자 신문에서 “시 부주석의 군부와의 돈독한 관계가 미중관계에 시험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문은 “시진핑이 현재 국가주석인 후진타오보다 군부와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진핑이 정치 권력과 군부를 함께 장악하면 미국으로서는 상대하기 쉽지 않은 강력한 지도자를 만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진핑의 집권 10년 동안 중국과 미국 관계에서 중국 군부의 영향력이 커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른 외교 전문가들도 최근 중국이 아시아에서 보여줬던 공격적이고 민족주의적인 태도가 시진핑의 집권 10년 동안 유지된다면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의 동맹국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군사위 승계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18차1중전회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군사위원회 주석직까지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렇게 되면 시 부주석은 정권 장악이 예상보다 쉽게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후진타오 주석이 장쩌민과 마찬가지로 최소 2년은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혼재하고 있어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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