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언론인)
흔히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2500년 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진리가 아니었다. 중국 유교의 경전 예기(禮記)에는 “예의는 서인에까지 내려가지 않고, 법은 대부(귀족계급) 위를 넘어설 수 없다(禮不下庶人刑不上大夫)”는 말이 있다. 법에 따른 형벌은 서민에게만 적용될 뿐 특권계층에게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김재현(언론인) 흔히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2500년 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진리가 아니었다. 중국 유교의 경전 예기(禮記)에는 “예의는 서인에까지 내려가지 않고, 법은 대부(귀족계급) 위를 넘어설 수 없다(禮不下庶人刑不上大夫)”는 말이 있다. 법에 따른 형벌은 서민에게만 적용될 뿐 특권계층에게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흔히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2500년 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진리가 아니었다. 중국 유교의 경전 예기(禮記)에는 “예의는 서인에까지 내려가지 않고, 법은 대부(귀족계급) 위를 넘어설 수 없다(禮不下庶人刑不上大夫)”는 말이 있다. 법에 따른 형벌은 서민에게만 적용될 뿐 특권계층에게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차별적으로 적용되던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해진 것은 법치주의가 확립되고 난 뒤다. 광복 후 만들어진 대한민국 헌법 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 현실은 ‘신분에 따라 법 앞에 차별받는 주나라 시대’에 가깝다. 청와대는 지난 12일,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특별검사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했다.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로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청와대는 같은 법 110조 2항에서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외면해버렸다.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 연장 신청도 거부했다.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는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불거지는 의혹에 대한 해소는 결국 다음 정권의 몫으로 넘긴 셈이다.

기소권을 독점하는 권력기관인 검찰의 최근 행태도 역사의 시계바늘을 뒤로 돌리는 꼴이다. 검찰은 경찰이 서울고법 김모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마자 특임검사를 지정했고, 유례없는 속도로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해당 검사를 소환해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의해 검찰청사가 압수수색당하거나 검사가 소환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경찰 등 외부집단의 수사를 허락하지 않는 검찰이 다른 집단을 수사하면서 어떤 논리를 댈 수 있을까. 경선 부정, 저축은행 금품수수 등으로 검찰에 소환된 국회의원도 묵비권 행사, 방탄국회 소집으로 법망을 피해가려 하긴 매한가지다. 특권계층이 법 위에 서려는 행태는 국민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