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세계 경제의 오랜 불황과 대선주자들의 경제 민주화 공약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기업이 계열사 합병ㆍ정리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중 상당수가 이미 계열사 정리작업에 돌입해 내년까지 축소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2004년 분사했던 삼성광통신을 다음달 4일 삼성전자에 재합병하는등 80개 계열사중 4개를 정리할 방침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는 계열사인 세크론, 지이에스를 내년 1월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재탄생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SB리모티브는 100% 지분을 보유한 삼성SDI에 합병된다.

LG그룹도 인수한 기업의 자회사를 분리하거나 청산해 조직을 축소할 방침이다. 현재 64개 계열사 가운데 6~7개를 연말까지 청산, 매각, 합병 등의 방식으로 줄이기로 했다. 앞서 LG상사는 자원개발과 산업재 등 주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수입유통사업을 모두 정리하는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무역업 자회사 윈인터내셔널과 플러스원의 매각과 합병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를 올해 57개로 줄였다. 세계 경제가 불황인 데다 자동차, 건설, 제철 등 성장을 위한 3대 전략축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계열사의 양적 팽창보다 경영 내실화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새 사업에 투자하기에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당분간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하반기 들어 계열사 수를 96개에서 91개로 줄이는 등 중복 사업을 조정하고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사업체별로 다각도의 경영진단을 거쳐 구조개선 대상회사를 선정한다”며 “합병, 매각, 분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유사 업종의 계열사를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이 지난 8월 롯데스퀘어를 합병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롯데미도파를 흡수할 예정이다.롯데칠성과 롯데주류가 지난해 10월 합병을 완료했고 롯데리아가 지난해 12월 나뚜루를 흡수합병하는 등 식음료 부문은 이미 교통정리가 끝났다. 올해 초 78개였던 계열사를 내년 초까지 72개로 줄일 예정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는 포스코도 올해 초부터 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에너지가 포항연료전지발전, 신안에너지를 이달 말 흡수합병하는 등 계열사 10여곳 사이에서 합병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보험 사업등 핵심사업과 거리가 먼 계열사는 분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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