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원상이 영화 ‘부러진 화살’에 이어 ‘남영동 1985’로 또 한번 관객을 찾는다. 올해만 두 편의 작품인데다 정지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이라 이번 영화의 의미는 매우 깊다. 특히나 그가 작품 속 분한 김종태는 故김근태 전 상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대신한 인물이었으니 부담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다른 배우들이였다면 출연하기를 꺼렸을지도 모른다. 고문 장면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 누가 쉽게 출연할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원상은 정지영 감독의 작품인 것만으로 무조건 출연을 결심했다며 2012년이 배우 인생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닌 해라고 했다.

“올해 제가 마흔 세 살이 됐거든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큰 한해에요. 10여 년 넘도록 연극과 영화를 해오면서도 정지영 감독님과 작업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부러진 화살’이라는 작품이 찾아왔고, 그 작업을 하면서 저는 정지영 감독님이 새로운 지표가 됐죠. 그런 분이 연이어 작품을 하자고 하셨을 때 그저 감사할 뿐이었죠.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박원상(배우)
배우 박원상이 영화 ‘부러진 화살’에 이어 ‘남영동 1985’로 또 한번 관객을 찾는다. 올해만 두 편의 작품인데다 정지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이라 이번 영화의 의미는 매우 깊다. 특히나 그가 작품 속 분한 김종태는 故김근태 전 상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대신한 인물이었으니 부담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박원상(배우) 배우 박원상이 영화 ‘부러진 화살’에 이어 ‘남영동 1985’로 또 한번 관객을 찾는다. 올해만 두 편의 작품인데다 정지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이라 이번 영화의 의미는 매우 깊다. 특히나 그가 작품 속 분한 김종태는 故김근태 전 상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대신한 인물이었으니 부담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박원상은 안 겪어본 고문이 없다. 물 고문, 전기 고문, 각종 폭력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신기하게도 박원상은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문신으로 극복했다고 했다.

“어렸을 때 기억 때문에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했어요. 연기가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죠.(웃음) 첫 물고문 장면 당시, 코로 물이 넘어갈 때 정말 고통스러웠죠. 하지만 연기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잖아요. 반복해서 하다 보니 극복했고, 촬영이 다 끝난 날 제가 감독님께 ‘감독님 저는 고문 때문에 물 공포증을 극복 했습니다’라고 말씀 드렸죠.”

연기는 연기였지만 고문 신을 촬영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방법이 없었어요.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죠. 정말 못 견디겠으면 머리를 흔들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죠. 그렇게 약속을 하고 슛이 들어갔는데, 리허설 때 없던 손이 제 머리를 누르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스크립터에게 고문을 시작한 지 10초가 되면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라고 해놨죠. 정말 힘들었어요.”

‘남영동 1985’는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작품 속 박원상의 알몸이 그대로 드러나고, 보기 힘든 고문 장면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절대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띄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짓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박원상은 “15세 관람가가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어린 친구들한테는 힘든 영화가 될 수도 있죠. 이 작품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이 됐을 때 아버지 손을 붙잡고 있던 어린아이가 고문의 종류는 뭐가 또 있냐고 질문하더라고요.(웃음) 그런 질문을 받았다 해서 이 친구가 영화를 엉뚱하게 봤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1980년대를 거쳐간 사람들이 이렇게 살았다를 알아주길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우리 영화를 보시면서 정말 가슴으로 느꼈으면 해요. 현재 매스컴을 보면 한숨이 날 정도로 학교폭력이 심각하잖아요. 영화를 본 친구들이 학교로 돌아가서 어떤 한 친구에게 위해를 가하려다가도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와 고통을 알고 멈춰줬으면 해요. 고문에 대한 영화지만 인간의 가치와 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죠. 아이들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다면 더 보람찰 것 같아요.”

배우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다. 아무리 연기라 할지언정 남편이, 그리고 아버지가 고문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밖에서 돈 벌어오는 건데요 뭐. 제 아내는 이 영화를 동네 아주머니들과 떼로 보겠다고 했어요. (웃음) 저는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아들의 손 붙잡고 같이 볼 생각입니다. 물론 아이한테는 아빠가 맞고 고통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 수 있겠죠. 만약 힘들어 한다면 제가 얘기를 다 해주려고요. 또 아들이 영화를 보고 얘기하는 걸로 제가 뭔가를 배울 수도 있잖아요.”

이 영화는 김종태와 그를 지독히도 고문했던 이두한(이경영 분)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용서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용서를 하는 것보다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용서를 할지 말지 여부가 정해지는 것 아니겠어요. 먼저 잘못한 쪽에서 해야죠. 개인이든 국가 권력이든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적이 없잖아요. 늘 얘기하고 통합을 논하면서도 중요하게 빠졌다고 생각해요. ‘그냥 퉁 칩시다’ 이렇게 암묵적으로 처리해버리는 게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이제 더 이상 영화는 젊은 꽃미남 배우들만의 것이 아니다. 특히나 올해는 최민식, 김윤석, 류승룡, 정재영 그리고 박원상까지 기성 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중년 배우들이 설 자리는 더 많아졌다.

“제가 좋아하는 말은 백양백색이에요. 다 각각의 색깔이 있는거죠. 사실 제가 이렇게 영화를 찍고,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연기를 오래 하려면, 제 마음속에 재미가 늘 있어야 하죠. 재미가 없어지면 미련 없이 연기를 그만두려고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굳이 뭘 붙들고 살아야 하나요. 제가 좋아하는 술집을 차려도 되고, 여행을 다녀도 되는 거고요.”

성실했지만 생각은 어느 누구보다 자유로웠다. 아직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그는 차기작으로 ‘진영이’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멜로다. 좀 더 색다른 그의 모습을 기대해도 될 듯 싶다.

“김규리 씨와 호흡을 맞춰요. 인디스토리에서 제작하는 작은 영화인데요. 장르는 코믹 멜로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영화에서 김규리 씨와 제가 뽀뽀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기사에 김규리라는 배우와 제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의외라고 씌여 있더군요. 저는 뭐 로맨스 찍으면 안됩니까.(웃음)”

박원상(배우)
배우 박원상이 영화 ‘부러진 화살’에 이어 ‘남영동 1985’로 또 한번 관객을 찾는다. 올해만 두 편의 작품인데다 정지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이라 이번 영화의 의미는 매우 깊다. 특히나 그가 작품 속 분한 김종태는 故김근태 전 상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대신한 인물이었으니 부담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박원상(배우) 배우 박원상이 영화 ‘부러진 화살’에 이어 ‘남영동 1985’로 또 한번 관객을 찾는다. 올해만 두 편의 작품인데다 정지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이라 이번 영화의 의미는 매우 깊다. 특히나 그가 작품 속 분한 김종태는 故김근태 전 상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대신한 인물이었으니 부담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 jwon04@ 사진 황지은 기자